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국제 유가가 급락한 가운데 중국의 원유 수입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이후 회복하고는 있지만 아직 원유 재고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이 국제 유가 급락을 이용해 사재기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오늘(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지난달 원유 수입이 4천797만t으로 전달보다 15% 뛰었다고 전날 발표했습니다.
이는 하루 평균 1천134만배럴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작년 11월보다 하루 평균 16만배럴이나 더 많은 규모입니다.
이런 강한 수요 회복은 또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자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국제 유가 하락을 이용해 원유 재고를 크게 늘리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코로나19의 충격 때문에 원유 수요가 계속 부진한 다른 나라들과도 크게 대조됩니다.
미국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Oxford Institute for Energy Studies)의 중국 조사 책임자인 마이클 메이단은 "대부분의 수입이 사재기로 보인다"면서 "중국에서 원유 수요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많은 원유 재고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원유가 배럴당 20달러대일 때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달 초에만 중국 동부 공업지역에 20여척의 유조선들이 하역을 위해 정박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에너지 전문 컨설팅업체 케이플러(Kpler)의 신 탄 애널리스트는 해운 자료들을 보면 190척의 초대형 유조선들이 이달 중국으로 들어올 예정이어서 중국의 6월 원유 수입량은 하루 평균 1천400만배럴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티진 라츠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강한 원유 수요가 국제 유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원유 수입 증가로 중국 동부 지역 정유업체들의 가동률도 크게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국에서 소비자들의 에너지 수요 자체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내비게이션 기업 톰톰에 따르면 지난 수주간 중국의 출퇴근 시간 차량의 운행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도달했으며, 대도시들에서는 교통체증도 다시 심해지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로 중국의 원유 수입이 감소해 국제 유가는 유례없는 폭락세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같은 중국의 원유 수입 증가세는 지속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의 수출 상대국들이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중국 정유업체들의 정기 보수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하반기에는 중국의 원유 수입이 둔화할 것이라고 메이단은 내다봤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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