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미 전역을 휩쓰는 가운데 '안티파'(Antifa)라는 단어가 논쟁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약탈, 방화 등 폭력사태로 번진 사위의 배후 중 하나로 '안티파'를 지목하며 이들을 테러단체로 지정하겠다는 엄포까지 놓은 상황이다.
2일(현지시간)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안티파는 '안티 파시스트'(anti-fascist)의 줄임말로, 극우인 신(新)나치주의와 파시즘, 백인 우월주의에 저항하는 극좌 성향의 무장단체나 급진적 인종차별 반대주의자를 포괄하는 말이다. 정부나 경찰을 신뢰하지 않고, 목적 달성을 위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무기 사용을 정당화하는 특징도 있다.
안티파는 1세기 전 유럽에서 기원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나치즘과 이탈리아의 파시즘에 대항해 게릴라전 활동을 벌이며 힘을 얻었다. 미국의 안티파는 극우와 싸우기 위한 70~80년대 영국과 독일의 운동에서 영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티파가 이번 폭력 시위에 책임이 있다고 지목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성명에서 "안티파가 폭력을 부추기며 테러행위에 관여한다"고 비난하고,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1일 브리핑에서 안티파를 "이번 시위에서 비중이 큰 부류"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안티파의 개입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불분명하다는 게 AP의 설명이다. 또 안티파는 별개 조직이거나 중앙집권화한 조직이 아니어서 어떻게 지정할지가 명확지 않다. 설령 미국 내에 안티파의 실체가 있다고 해도 국무부가 지정하는 해외 테러단체 리스트에는 포함될 수 없다.
WP는 "법률상 트럼프 대통령이 안티파를 테러단체로 지정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위험한 방식으로 평화로운 시위대도 안티파로 융합시키고 있다는 일부 전문가의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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