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발표한 사상 최대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추가경정 예산안에 대해 일본 신문은 겉으로 보이는 규모를 우선시하고 집행 속도는 결여돼 있다고 오늘(28일) 지적했습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전날 일반회계 세출 총액 31조9천114억엔(약 366조원)에 달하는 2차 추경을 편성했고, 민간 자금 등을 합한 사업 규모는 117조1천억엔(약 1천344조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차 추경안에 대해 "민간자금 산입액 등 상세한 내역은 설명하지 않았다"면서 발표 규모를 우선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문은 2차 추경안에서 정부가 실제 지출하는 세출 총액과 사업 규모의 차이는 84조엔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4월에 편성된 경제 위기 대책의 2배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정부계 금융기관의 투융자와 민간 자금까지 포함하는 사업 규모가 크게 보이게 하는 '연출'을 과하게 사용했다는 지적인 셈입니다.
서둘러 편성된 이번 추경안에는 사용처가 불분명한 예비비 10조엔도 포함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차 추경안과 사업 규모가 같았던 1차 추경은 세출 총액이 27조5천억엔으로 사업 규모와 세출 총액의 차이가 89조6천억엔에 달했습니다.
1차 추경 때도 2019회계연도 추경 예산 미집행분과 납세 유예분까지 포함돼, 사업 규모 부풀리기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추경 예산의 집행 속도가 느려 코로나19 경제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게 제때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한 1차 추경 예산에 포함된 국민 1인당 일률 10만엔 지급은 온라인 신청을 둘러싼 혼란 등으로 지연되고 있습니다. 우편 접수를 통해 지급을 시작한 지자체는 50%에 머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습니다.
실적 악화에도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 쉬게 하는 기업에 지급하는 고용 조정 조성금도 이달 26일 현재 5만954건 신청에 지급 결정 건수는 2만6천507건에 머뭅니다. 22일 기준 지급 결정액은 91억엔에 그치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금을 받는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기업 도산과 실업이 급증할 우려가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1, 2차 코로나19 추경예산의 사업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40%에 달해 세계 최대 규모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발언은 코로나19 부실 대응 비판과 검찰청법 개정 추진 논란, 전 도쿄고검장 '마작스캔들' 등으로 내각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국민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가 어제(27일) 당정 협의회에서 '압도적인 양의 자금 투입'을 강조했다면서 "정부는 거액의 2차 추경 예산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국민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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