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일본에서 총리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의 벚꽃놀이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의 한 주간지는 아키에 여사가 벚꽃을 배경으로 인기 모델, 지인들과 찍은 사진을 26일 공개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일본 정부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해엔 벚꽃놀이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스기오 히데야 의원은 27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국민에겐 벚꽃놀이 자제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아키에 여사의 행동이 적절한지를 놓고 아베 신조 총리를 추궁했다. 아베 총리는 "꽃놀이 자숙을 요청하고 있는 공원에서 찍은 것이 아니라 레스토랑 부지 내에 있는 벚꽃을 배경으로 찍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야당 측에서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부가 모임 자숙을 요청한 상황에서 적절한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아베 총리는 "레스토랑 가면 안된다는 얘기인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사진 촬영) 시점에선 자숙 요청이 없었다"며 "자숙 기간 중에 뭘 해야하는 것인지 정확히 알고 묻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기오 의원이 다시 "아키에 여사의 분방한 행동이 모리토모학원 문제의 계기가 되지 않았느냐"고 따지자 아베 총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맞받아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모리토모학원 문제란 재작년 아베 총리를 정치적 위기에 빠뜨린 사학스캔들이다. 모리토모학원 재단이 초등학교 부지를 재무성으로부터 8분의 1 가격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해당 초등학교 명예교장인 아키에 여사란 점이 고려됐다는 의혹이다. 아베 총리는 정부 예산으로 매년 봄 진행되는 '벚꽃을 보는 모임' 행사에 지지자들을 초청했다는 의혹으로 지난해 야당의 파상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논란이 지속되면서 올해엔 해당행사 자체를 취소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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