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주요 부문 4관왕에 오른 가운데 영화 속 또 다른 주인공으로 불리는 `피자박스 접기의 달인`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기생충`의 송강호 가족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피자박스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박스를 빨리 접기 위해 봤던 유튜브 영상의 주인공 캐나다인 브리아나 그레이 씨가 그제(1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근황을 전했습니다. 영화에 쓰인 그의 영상 `Pro Pizzaboxer-Super fast pizza box making`은 4년 전 업로드 된 것으로 오늘(14일) 오후 2시 30분을 기준으로 160만을 훌쩍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7년간 `가브리엘 피자`에서 일했다는 브리아나 그레이 씨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소식에 "정말 흥분했습니다. 멋졌다"며 감격스러움을 전했습니다. 이어 "내 영상을 실어준 `기생충` 감독과 프로듀서들에게 감사하고 제작진, 배우 등 오스카를 받을 자격이 있었던 모든 이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영상에서 브리아나 그레이 씨는 영상 섭외 과정을 전했습니다.
그는 프로듀서로부터 영상이 어떻게 쓰일지에 대한 아주 간단한 설명을 듣고 영상을 영화에 써도 되겠냐는 요청에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땐 감독이 누구고, 어떤 영화를 찍었고, 얼마나 유명한지 몰랐다"고 털어놨습니다.
다만 "영화 개봉 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압도됐다"며 "갑자기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비디오를 보러 왔고 대단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때 그 감독이 내가 좋아하는 `설국열차`의 감독인 걸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오늘(14일)에도 "방금 영화를 봤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에서 브리아나 그레이 씨는 `기생충`이 자신이 본 첫 아카데미 수상작이라고 전하며 "정말 멋지고 놀라운 영화"라고 감탄했습니다.
그는 "기생충은 사회 전반에 대해 매우 은유적으로 표현한 영화"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돈을 더 벌려고 하고, 남들보다 멋지고 아름다워지려고 하고...사회가 그렇게 지어진 것 같다"며 "하지만 결국에 물질적인 부는 텅 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람들과 상호작용 하는가이다"라는 깊이 있는 감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4년 만에 `피자박스 달인`의 근황을 접한 누리꾼들은 `또 다른 오스카 수상자`라며 반색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봉 감독이 텍사스 전기톱으로 상을 다섯 등분해 나눠 가지고 싶다고 했는데 여섯으로 나눠야 할 것 같다"며 "피자박서(피자박스 접는 사람)에게도 나눠 줘야 한다"(Joh****)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친근한 옆집 이웃 언니 같은 느낌"이라면서 "영상을 더 보여달라. 당신의 얘기가 흥미롭다"(Jes****)고 반가움을 표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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