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부동산 회사인 '트럼프 그룹'의 호텔 수익은 감소한 반면 사무용·상업용 건물 임대수익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용·상업용 건물은 호텔·리조트 사업에 비해 '트럼프'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내세우지 않은 분야로, 그만큼 이름을 숨길수록 이익이 났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트럼프 그룹의 호텔 사업 수익 감소를 사무용·상업용 건물 임대수익이 메꿔주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NYT가 지난 5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재산공개 자료와 대출 정보, 트럼프 그룹의 대출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부동산 투자가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이익 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한 국가의 대통령이 개인 사업에도 참여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예를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지로 본인 소유 플로리다 마이애미 인근 도럴 리조트를 띄웠다가 '사익 추구' 논란이 커지자 이를 포기한 바 있다.
이처럼 '이익 충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NYT 조사에 따르면 호텔 사업에서는 일부 수익이 감소했지만 트럼프 그룹 전체의 수익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그룹은 잘 알려진 호텔과 골프 리조트 외에도 사무용 건물 임대업, 부동산 중개업, '트럼프' 상표권을 판매하는 라이센싱 분야를 비롯해 버지니아주(州)에 있는 한 포도밭 운영까지 폭넓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 매출 비중은 호텔 25%, 골프장 30%, 상업용 부동산 30% 등이다.
이런 가운데 2018년 그룹 전체 매출은 대략 5억7200만달러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추산됐다. 이는 상업용 부동산 분야에서 1700만달러 추가 매출을 올렸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는 호텔, 라이센싱 분야의 매출액 감소폭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한마디로 트럼프 브랜드를 덜 내세운 사무용 건물 임대 수익이 호텔, 라이센싱 분야의 부진을 만회한 것이다.
이와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출마하기전인 2015년 도럴 리조트의 연간 매출액은 9200만달러에 달했지만 취임 이후인 2017년에는 7500만달러로 떨어졌다.
이에비해 부동산데이터회사인 트렙에 따르면 트럼프 그룹이 지분의 30%를 소유한 뉴욕 맨해튼의 '1290 애비뉴 오브 더 아메리카스' 건물에 최근 글로벌 로펌 링크레이터스 등 고가의 세입자들이 잇따라 들어서며 그룹의 임대 수익이 증가했다. 트럼프 그룹이 역시 지분 30%를 보유한 샌프란시스코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사무용 건물 역시 순이익이 2016년~2018년 기간에 20% 증가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 건물은 지난 9월 기준으로 임대율이 100%로 모건스탠리, 마이크로소프트 등 유수 기업들이 세입자로 들어서 있다.
NYT는 "반(反)트럼프 세력의 집결지와도 같은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하는 임대 수익이 트럼프 그룹의 수익을 지탱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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