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반복적인 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수수방관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 커지고 있다.
미국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북한 단거리 미사일이 한일 양국은 물론 동북아 역내 미군기지들에게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날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자료를 근거로 북한 단거리 미사일의 사정거리를 430마일(약 690km)로 볼 때 한국내 6곳, 일본 2곳 등 최소 8곳의 미군기지가 타격 대상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이들 기지에는 약 3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북한은 미사일에 재래식 탄두뿐 아니라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고 NYT는 강조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 미사일 시험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있지만, 미 정보당국자와 외부 전문가들의 결론은 꽤 다르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소평가하는 이들 시험을 통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해당 지역의 미군 방어력을 압도할 수 있는 사거리와 기동성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비핀 나랑 MIT대 교수는 NYT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의 허점을 꽤 영리하게 이용하고 있다"며 "(신형 단거리 미사일은)이동발사가 가능하며 빠르고 낮게 날기 때문에 미사일 방어체계에 악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최신 미사일 기술의 특징은 액체가 아닌 고체 연료를 사용해 은닉을 용이하게 하고, 이동식 발사대를 채택해 선제 타격을 어렵게 만드는 데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처럼 북한의 신형 미사일(KN-23)도 비행 경로를 복잡하게 조작할 수 있어 요격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만 아니면 괜찮다는 태도를 보이자 북한이 이를 단거리 미사일 기술을 완성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백악관의 방침을 의식한듯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대해 우려한다"면서도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유지하기 위해 과잉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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