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진출한 50여개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철수를 결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미국 국무부의 브라이언 훅 정책기획 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50개의 다국적 기업이 이란 철수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철수 대상은 프랑스 최대 에너지기업 토탈, 자동차회사 푸조, 독일 전자업체 지멘스 등이다. FT는 "각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의 이란 영업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미국의 제재를 우려해 잇달아 사업을 접고 있다"고 설명했다. 훅 국장은 "우리는 이란이 바뀔때까지 혹독한 경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맺은 핵합의(JCPOA)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재개했다. JCPOA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15년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독일 6개국이 이란과 체결한 협정이다. 협정 체결후 기업들이 이란으로 대거 진출했지만, 미국의 대이란 정책이 바뀌면서 기업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다만 국무부는 원유 수입에 대해서는 '제재 면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훅 국장은 "우리는 (이란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는 국가들과 사안별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발언은 이란으로부터의 원유수입 전면중단을 각국에 요구하면서 예외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훅 국장은 "프랑스, 독일, 영국 등과 긴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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