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의 역사상 첫 정상회담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립니다.
최대 현안인 북한 비핵화 문제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담판이 될 것으로 평가돼, 한반도의 운명을 바꿔놓을 큰 틀의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지에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어제(10일) 트위터에서 "매우 기대되는 김정은(국무위원장)과 나의 회담이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 개최될 것"이라며 "우리 양측 모두는 회담을 세계 평화를 위한 매우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의 날짜를 6월 12일로 결정한 이유에 대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회담 날짜의 경우 다음 달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이전에 북미 회담을 열고 그 결과를 G7 정상회의에서 설명하는 방안도 한때 검토됐지만, 이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이 너무 빡빡해지면서 제대로 회담을 준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후문입니다.
미국 행정부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회의가 끝난 뒤 곧바로 싱가포르로 직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북미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최대 의제인 비핵화 로드맵과 함께 종전선언·평화협정을 비롯한 평화체제 정착, 핵 폐기에 따른 미국의 경제적 보상과 외교관계 수립 문제 등을 놓고 큰 틀의 담판을 지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회담 시기가 가까워져 오면서 미국은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의 '지체 없는 이행(without delay)'으로 눈높이를 올리고 생화학 무기 폐기와 인권 문제까지 거론할 태세인 데다, 북한 역시 중국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부정적으로 보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원칙을 거듭 밝히고 나서면서 서서히 장외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는 처음에 회담 장소로 5곳 정도를 거론하다 최근 들어 싱가포르와 비무장지대 판문점을 놓고 고심을 거듭해왔습니다.
판문점 개최 카드는 미 정부 내 강경파 인사들이 회담 장소가 협상의 주도권 장악과 회담 내용 및 결과 등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싱가포르는 정치적으로 '중립국'인 동시에 보안·경호·언론 관련 인프라가 잘 발달한 최적의 회담 조건을 보유했다는 점도 낙점의 이유로 작용했습니다.
싱가포르 외무부는 성명에서 "회담을 유치하게 돼 기쁘다"면서 "회담이 한반도 평화 전망을 밝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환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개최 장소와 시기를 알리고 회담 의제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2일 워싱턴DC에서 한반도 비핵화, 종전선언, 평화체제 구축 등을 비롯한 북미정상회담 의제를 최종적으로 조율할 예정입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 결과는 우리나라의 6·13 지방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방선거 투표일에 하루 앞서 북미 간 비핵화 담판의 결과가 나오는 만큼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평가와 북미정상회담 전망을 놓고 엇갈린 견해를 펴왔던 여야 각 정당의 성적표에도 여파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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