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해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가 물고문 개입 전력 탓에 한때 후보직 사퇴를 고려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 의사를 확인한 뒤 완주하기로 결정했다고 6일(현지시간)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AP통신이 인용한 2명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해스펠 지명자는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물고문 경력이 논란이 돼 자신과 CIA의 평판이 나빠질 가능성을 들어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WP도 4명의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해스펠 지명자가 지난 4일 백악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상원의 인준 청문회가 혹독하게 진행될 가능성을 백악관이 피하려면 사퇴할 용의가 있다고 일부 백악관 관계자들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해스펠 지명자는 사퇴 의사를 밝히며 "다음 '로니 잭슨'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로니 잭슨 전 백악관 주치의는 트럼프 행정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됐다가 자질 논란 속에 낙마했다.
당시 텍사스주 댈러스를 방문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소식을 전해듣고 참모들에게 전화를 걸어 해스펠 지명자를 지지하며 후보직 유지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WP는 전했다. 해스펠 지명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확인한 뒤 사퇴의사를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WP에 따르면 마크 쇼트 의회담당 수석보좌관과 세라 샌더스 대변인 등 백악관 핵심참모들도 해스펠 지명자가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으며, 5일 오후 늦게 CIA 사무실로 달려와 수 시간 동안 후보직을 지킬 것을 설득했다.
해스펠 지명자의 사퇴 논란은 이틀 만에 완전히 정리된 분위기다. 라지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6일 성명에서 "해스펠은 대단히 자격을 갖춘 후보자"라며 "그의 지명이 당파적인 비난 때문에 틀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