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이라는 단어가 한국어 발음 그대로 외신 전파를 탔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한국의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회사 직원에게 물을 뿌리고 폭언을 했다는 의혹을 전하며 이를 갑질(Gap Jil)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세시대 영주처럼 부하 직원이나 하도급업자에게 권력을 남용하는 행위를 갑질이라고 한다"며 "이번 사건은 갑질의 예"라고 설명했다.
갑질이라는 한글이 외신에 'Gap jil'로 표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갑질이 한국사회에서만 나타나는 특수한 현상이라 영어로 번역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를 그대로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외신이 한글을 원음대로 보도한 건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다.
'재벌'이라는 표현은 본래 거대기업이라는 뜻을 가진 'conglomerate'라는 유의어를 사용했다. 그러나 한 가족이 전체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는 재벌의 의미와는 달라 CNN에서 먼저 'chae·bol'이라고 번역하면서 원음대로 굳어졌다.
이번 보도에서도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재벌 가족은 부패와 형제간 싸움에 반복적으로 연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지난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공 회항' 사건 때 조 전무가 특정 대상을 언급하지 않고 '언니, 내가 반드시 복수할 거야'라는 트윗을 조 전 부사장에게 보낸 적이 있다는 사실도 함께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송승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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