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측과 연계됐던 데이터 회사가 8700만 명의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를 갖고 있었을 수도 있다고 페이스북이 4일 밝혔다.
당초 5천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언론의 추정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페이스북이 데이터 유출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 수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페이스북은 "애초에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성격 퀴즈 앱을 다운로드받은 이용자 약 27만 명의 친구 권한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합산한 결과 이 수치에 이르게 됐다"면서 "오는 9일 뉴스피드를 통해 개인정보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와 부적절하게 공유됐는지에 대한 알림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정보유출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 수치가 많이 늘어남에 따라 다음 주 마크 저커버그 CEO(최고경영자)의 의회 청문회 증언은 더욱 힘겨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이날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이메일이나 전화번호를 입력해 이용자를 검색하는 기능을 삭제한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기자들과 콘퍼런스콜에서 "우리 책임이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히 넓은 시야를 갖지 않았다. 이는 거대한 실수다. 내 실수다"라며 "우리 책임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커버그 CEO는 "삶은 실수에서 배우고 전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페이스북을 이끌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해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광고주들이 페이스북 정보를 이용하도록 한 사업 모델을 위해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일부 이용자의 페이스북 계정 탈퇴 캠페인이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페이스북 이용자와 투자자들의 소송이 늘어나고 있으며 미국 의원들의 조사 압력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의 변호사 마크 버먼은 "이것은 명성에 관한 것"이라며 "페이스북이 매우 나쁘게 변질돼 더 투명해지지 않으면 이용자들이 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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