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극적 반전을 이뤄내고 있다. '허니문' 기간으로 통하는 집권 초반 6개월이 지난 뒤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 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오독사의 최신 조사결과를 보면 마크롱이 '좋은 대통령'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2월 54%로 한 달 전보다 9%포인트 상승했다. 오독사의 조사에서 마크롱의 호감도는 취임 직후인 지난 5월 58%로 최고였다가 계속 하락, 9∼10월 44%까지 떨어졌었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마크롱은 자신이 중도우파 성향이라고 밝힌 유권자 사이에서 호감도가 70%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중도우파 유권자의 마크롱에 대한 호감도는 한 달 전보다 무려 15%포인트 치솟았다. 이뿐이 아니다. 마크롱은 자신에게 표를 주지 않은 좌파 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자신을 좌파 성향이라고 밝힌 유권자 중 마크롱을 좋은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는 비율은 45%로 나타났다. 한 달 전보다 9%포인트 뛴 수치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의 지난 8~16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52%로 한 달 전보다 6%포인트 올랐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이 주요 국정과제로 내건 구상들을 별 저항 없이 안착시킨 덕으로 풀이된다. 그는 올해 하반기 특유의 돌파력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편, 테러방지법 개정, 정치개혁안 등 굵직굵직한 법안들을 큰 반발 없이 통과시켰다. 기업의 해고 권한을 강화하고 노조의 영향력을 약화시킨 노동 유연화 구상은 좌파와 노조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컸으나 반발은 의외로 크지 않았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달라진 국제 정치지형도 마크롱 대통령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미국은 트럼프 취임 후 파리 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하는 등 기후변화 문제에서 손을 떼고,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편을 노골적으로 드는 등 국제사회의 '리더십 공백'을 만들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을 '중동의 중재자'와 '기후변화 문제의 새로운 리더'로 부각하며 존제감을 키우고 있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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