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구글과 아마존이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구글이 내년 1월부터 아마존에 유튜브 콘텐츠 제공을 중단하는 등 본격적인 전쟁 태세로 돌입했다.
5일(현지시간) CNBC 등 미 주요 언론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아마존의 인공지능(AI) 기기인 에코 쇼에 유튜브 제공을 중단했으며 내년 1월부터는 아마존의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서비스인 파이어TV에서도 유튜브 영상을 빼겠다고 밝혔다.
에코 쇼는 7인치 스크린이 있는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스피커다. 그동안 유튜브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도록 했으나 지난 9월 구글이 돌연 에코 쇼에서 유튜브를 차단하면서 갈등을 야기했다.
구글이 유튜브를 아마존 기기에서 뺀 이유는 '계약을 어겼다'는 이유다. 구글과 상의없이 유튜브 앱을 변형한데다 아마존이 자신들의 음성 검색 기술로 유튜브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화를 불렀다. 또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닷컴에서 구글 홈 등 구글의 기기를 유통해주지 않으며 구글의 크롬캐스트 이용자에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볼 수 없도록 하는 등 호혜적 관계를 맺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마존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구글의 유튜브 차단에 대해 "개방된 웹사이트에 고객의 접근을 선별적으로 제한하는 실망스러운 선례를 남겼다"고 주장하면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사물인터넷(IoT) 기기 사업부 '네스트(Nest)' 온도조절계 등을 아마존 사이트에서 제외했다.
인공지능 시대 아마존과 구글은 최고 라이벌 기업이 되고 있다
그동안 전자상거래 최강자 아마존과 웹과 모바일을 지배하고 있는 구글은 그동안 사업적 경쟁이나 충돌없이 협력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아마존과 구글은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라이벌이 됐다. 모바일 시대에 경쟁 구도는 '애플 vs 구글' 이었다면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아마존 vs 구글'로 라이벌 구도가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아마존이 치고 나가면 구글이 쫓아가는 모양새다. 실제 아마존이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로 선풍적 인기를 끌자 구글은 '구글 홈'을 내놓고 시장을 확대 중이다. 아마존이 '에코 닷'으로 저가형 스피커로 시장을 장악하자 구글은 '구글 홈 미니'로 맞불을 놓았고 TV 스트리밍 기기 아마존의 파이어TV와 크롬 캐스트도 시장에서 직접 경쟁한다. 구글이 최근 사물인터넷 기기 '네스트'를 본사 하드웨어 사업부로 흡수하는 결정을 내린 것도 아마존의 사물인터넷 시장 장악에 맞서기 위함이었다. 구글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을 추격하기 위해 시스코와 협력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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