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물밑 대권행보가 주목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6개월을 지난 참이지만 러시아 스캔들, 국정동력 상실, 지지율 추락 등이 겹쳐 벌써 2020년 재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누적되고 있는 공화당의 불만도 전망을 한층 어둡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럼프케어 처리를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의원직을 놓고 공개협박을 하거나, 대선 승리 일등공신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노골적으로 모욕주는 모습이 그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있다.
그런 와중에 펜스 부통령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겉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역에 충실한 것처럼 보이는 펜스 부통령이지만 속에선 자기 세력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최근 자신의 정치자금 모금을 위한 외곽단체인 '위대한 미국 위원회(Great America Committee)'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밑에서 기금 모금 역을 맡았던 잭 올리버의 자문을 받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또 선거 전문가들 영입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워싱턴DC 부통령 공관에서 저명인사들과 주기적으로 만찬을 열고 있다는 후문이다. 몇몇 공화당 의원들은 펜스 부통령의 의도를 물으며 경고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펜스 부통령은 NYT 보도에 대해 "우습고 터무니없다"며 이례적으로 성명까지 내가며 반박에 나섰다. 펜스 부통령은 "나와 내 가족에게 수치스럽고 모욕적인 기사"라며 "단언컨대 허위이며 정부를 분열시키려는 최근 언론의 시도를 대표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NYT는 그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팀 코튼 상원의원, 벤 새스 상원의원들도 잠룡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의 경우는 더 노골적이다. 지난해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 도전했다 낙마한 바 있는 케이식 주지사는 이미 공개적으로 차기 대선 행보를 걷고 있다. 그는 오하이오를 포함한 여러지역을 돌며 의료보험 등 정책포럼을 통해 지지율 제고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팀 코튼 상원의원은 다음달 뉴욕에서 이틀짜리 모금운동을 벌인다. 지난 5월엔 테리 브랜스테드 전 아이오와 주지사의 생일을 축하하러 아이오와주에 다녀오는 등 아이오와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벤 새스 상원의원은 자신의 어젠다를 알리기 위한 홍보단체를 구상하고 있으며 다수 기부자들에게 차기 대선 출마를 암시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안정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