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 2인이 트럼프 정부의 경쟁력을 옹호하고 나섰다.
미국에 투자하려는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미국의 기업환경을 세일즈하는 자리에서다.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과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스(GE) 회장이 한 자리에 마주 앉아 각자 기대하는 미국의 미래에 대해 설파했다. 미국 상무부가 19~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 내셔널하버 컨벤션센터에서 주최한 '선택 미국(Select USA)' 포럼에서다. 이 두 거물급 CEO의 대화를 이끈 사회자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었다.
이번 포럼에서 최대 이벤트였던 이들 세 사람의 만남은 전 세계 기업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대표기업 GM의 최초 여성 CEO인 메리 배라는 트럼프 정부의 규제개혁에 주목했다.
그녀는 "미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제들이 셀 수 없이 많다"면서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이 수많은 규제 장애물들을 걷어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정부가 잘하는 것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지만 규제 감축 만큼은 내가 지금껏 보아온 트럼프 정부가 하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배라 회장은 "기업은 국내외 다른 기업하고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늘 규제와 싸우고 있으며 규제가 얼마나 합리적이고 기업에 우호적인가 하는 것이 그 나라의 기업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배라 회장은 특히 "세상에는 필요한 규제, 합리적인 규제, 옳은 규제가 있다. 이런 규제는 기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고 더 활발하게 한다"면서도 "잘못된 규제가 적은 나라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고 했다.
배라 회장은 "미국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가고 있는 세 가지 이유"라며 규제개혁과 함께 트럼프정부의 인프라개혁과 세금개혁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그녀는 "이 세 가지 개혁이 미국에서 사업하는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 배라 회장으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은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미국의 노동시장 여건 변화에 기대를 걸었다.
이멜트 회장은 "내가 수십년간 기업에 몸담아 오면서 항상 목말랐던 것이 숙련된 근로자였다"면서 "사람은 많지만 우리 기업 입맛에 꼭 맞는 숙련된 근로자는 늘 부족했다"고 회고했다. 1982년 GE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년 만인 2001년 CEO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이멜트 회장의 살아있는 증언이었다.
오는 8월 1일 퇴임을 앞둔 제프리 회장은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직업훈련 확대와 대학교육 개선이 미국을 더욱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미국의 정규교육 12년을 마치고 대학 4년을 졸업해도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찾기는 힘들다고 지적하고, 공장이 소재한 지역 주정부와 기업이 함께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노동시장에서의 비효율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우수한 노동력이 풍부한 나라가 그 나라에서 사업하는 기업을 더 경쟁력있게 만들고, 무역적자를 줄일 것이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멜트 회장은 그러나 배라 회장이 강조한 규제개혁, 인프라개혁, 세금개혁에 대해서는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그는 "규제개혁, 인프라개혁, 세금개혁은 미국 정부가 30년 전부터 주장해 온 해묵은 아이디어"라며 "성공한다면 기업들이 정말 좋겠지만 영원한 숙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가 트럼프 정부의 모든 정책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무역장벽을 높이는 정책은 별로다. 기업들은 늘 밖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고, 새로운 경쟁자와 경쟁하며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옥슨 힐(메릴랜드)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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