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청문회서 증언 쏟아내…트럼프 탄핵론 불붙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8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예상대로 핵폭탄급 '말 폭탄'을 쏟아냈습니다.
전날 미리 공개한 서면 증언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요청하고 충성심을 강요했다는 폭로를 한 데 이어, 이날 3시간에 걸친 공개 청문회에선 본인의 육성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정부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지난달 9일 해임된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드러낸 코미 전 국장은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메모로 남기게 된 이유, 그 메모를 언론에 공개한 과정, 공개 의회증언에 나서게 된 배경 등도 자세히 밝혔습니다.
◇"트럼프의 수사중단 요청, 지시로 받아들여"
코미 전 국장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회동 때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청하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그의 핵심 측근인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요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전체가 아니라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맞춰졌음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코미 전 국장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마이클 플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나는 당신이 이 사건을 놔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나는 이것을 수사를 중단하라는 지시(direction)로 받아들였다"고 단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요청은 "매우 충격적이었다"고도 회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은 사실상 수사중단 압력이었다는 주장인 셈입니다.
코미 전 국장은 다만 수사중단 압력이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를 시도했는지는 내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면서 "잘 모르겠다. 그것은 로버트 뮬러 특검이 가려낼 문제"라고만 답변했습니다.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범죄 혐의와 관련해선 "러시아 수사와 관련해 법적으로 유죄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상태(in legal jeopardy)"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당시 문제의 대화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즉각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왜 반박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엔 "훌륭한 질문이다. 내가 더 강했더라면 그랬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나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거짓말로 나와 FBI 명예훼손…녹음테이프 있길 바란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는 "법적으로 FBI 국장을 해임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트럼프 정부는 '(코미 리더십 아래의) FBI는 아주 혼란스러웠고 형편없이 이끌어져 왔으며, 직원들이 코미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비난함으로써 나의 명예, 그리고 더 중요한 FBI의 명예를 훼손하는 길을 선택했다"면서 "그런 것들은 거짓말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해임한 사유에 관해 설명을 바꾸는 것을 보고, 특히 러시아 관리들에게 '러시아 때문에 엄청난 압력에 직면했는데 이제 덜어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혼란스러워지고 매우 우려스러워졌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반복적으로 나한테 '일을 아주 잘하고 있다. 계속 일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했다"면서 "그런데 TV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때문에 해임했다고 내게 말했다'는 것을 보고 혼란스러워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자신이 해임당한 사유에 대해선 "확실하지는 않다"고 전제한 뒤 "내가 러시아 수사를 하는 방식이 어떤 식으로든 그에게 압박을 가하고, 그를 화나게 했기 때문에 해임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러시아 수사 때문에 해임됐다는 게 내 판단이다. 어떤 면에서는 러시아 수사가 진행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한 의도에서 내가 해임된 것이다. 이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코미 전 국장은 진위 논란에 대해 "제발 대화 녹음테이프가 있기를 바란다. 있다면 공개돼야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코미 해임 사흘 후인 지난달 12일 트위터에서 "제임스 코미는 언론에 정보를 흘리기 시작하기 전에 우리의 대화 내용을 담은 테이프들이 없길 바라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거짓말 우려해 기록 남겨…친한 친구 통해 기자에 폭로"
코미 전 국장은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한 이른바 '코미 메모'를 남긴 이유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그는 "솔직히 우리 만남의 성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했다.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나와 FBI를 방어하기 위해 기록을 해야 하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처음 알려진 코미 메모의 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과정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해임한 직후인 금요일(5월 12일) 트위터에 '코미는 대화 테이프가 없기를 바라야 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면서 "그 이후 나는 월요일(5월 14일) 한밤중에 잠이 깼다. 처음에는 우리 대화에 관한 확실한 증거물이 있는지 없는지 분명하지 않았으나 테이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내 판단은 이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내 친구 중 한 명에게 그 메모를 기자와 공유하라고 했다"면서 "여러 이유로 내가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친구에게 부탁했다. 그렇게 하면 특검이 임명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미 메모를 언론에 공개한 친구에 대해서는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로 있는 좋은 친구"라고만 밝혔으나, NBC 뉴스는 해당 교수는 코미 전 국장이 2013년 이 대학에 연구직으로 잠시 몸담았을 때 함께 일했던 대니얼 리치맨이라고 전했습니다.
FBI 내부에서 코미 메모를 공유한 범위와 관련해선 "부국장과 나의 비서실장, FBI 변호사, 부국장의 변호사, 조직 내 서열 3위이자 국가안보 분야 책임자인 부국장보"라고 설명했습니다.
코미 전 국장은 코미 메모를 기밀로 분류하지 않은 데 대해선 "내 입장에선 이 충격적인 대화 내용을 기록하고 잘 보전하며, 상원 정보위가 이 기록을 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언젠가 이런 것들이 기밀로 분류되면 그때는 일이 꼬여 그들도 얽매여 (공개가) 힘들어진다"고 밝혀 치밀한 계산에 따른 것임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1월 6일(트럼프타워에서의 첫 만남)의 대화 때문에 처음부터 출발이 좋지 않았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버락 오바마 정부 때는 이들 대통령과의 사적 대화를 기록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등의 증언도 했습니다.
◇"내가 느낀 상식은 트럼프가 임기보장 대가로 뭔가 노린다는 것"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를 거론한 의도,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사실 등에 대해서도 증언했습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틀릴 수도 있지만 내가 느낀 상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보장 요청을 들어주는 대가로 뭔가 노리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선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8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예상대로 핵폭탄급 '말 폭탄'을 쏟아냈습니다.
전날 미리 공개한 서면 증언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요청하고 충성심을 강요했다는 폭로를 한 데 이어, 이날 3시간에 걸친 공개 청문회에선 본인의 육성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정부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지난달 9일 해임된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드러낸 코미 전 국장은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메모로 남기게 된 이유, 그 메모를 언론에 공개한 과정, 공개 의회증언에 나서게 된 배경 등도 자세히 밝혔습니다.
◇"트럼프의 수사중단 요청, 지시로 받아들여"
코미 전 국장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회동 때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청하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그의 핵심 측근인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요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전체가 아니라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맞춰졌음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코미 전 국장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마이클 플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나는 당신이 이 사건을 놔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나는 이것을 수사를 중단하라는 지시(direction)로 받아들였다"고 단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요청은 "매우 충격적이었다"고도 회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은 사실상 수사중단 압력이었다는 주장인 셈입니다.
코미 전 국장은 다만 수사중단 압력이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를 시도했는지는 내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면서 "잘 모르겠다. 그것은 로버트 뮬러 특검이 가려낼 문제"라고만 답변했습니다.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범죄 혐의와 관련해선 "러시아 수사와 관련해 법적으로 유죄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상태(in legal jeopardy)"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당시 문제의 대화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즉각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왜 반박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엔 "훌륭한 질문이다. 내가 더 강했더라면 그랬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나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거짓말로 나와 FBI 명예훼손…녹음테이프 있길 바란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는 "법적으로 FBI 국장을 해임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트럼프 정부는 '(코미 리더십 아래의) FBI는 아주 혼란스러웠고 형편없이 이끌어져 왔으며, 직원들이 코미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비난함으로써 나의 명예, 그리고 더 중요한 FBI의 명예를 훼손하는 길을 선택했다"면서 "그런 것들은 거짓말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해임한 사유에 관해 설명을 바꾸는 것을 보고, 특히 러시아 관리들에게 '러시아 때문에 엄청난 압력에 직면했는데 이제 덜어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혼란스러워지고 매우 우려스러워졌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반복적으로 나한테 '일을 아주 잘하고 있다. 계속 일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했다"면서 "그런데 TV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때문에 해임했다고 내게 말했다'는 것을 보고 혼란스러워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자신이 해임당한 사유에 대해선 "확실하지는 않다"고 전제한 뒤 "내가 러시아 수사를 하는 방식이 어떤 식으로든 그에게 압박을 가하고, 그를 화나게 했기 때문에 해임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러시아 수사 때문에 해임됐다는 게 내 판단이다. 어떤 면에서는 러시아 수사가 진행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한 의도에서 내가 해임된 것이다. 이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코미 전 국장은 진위 논란에 대해 "제발 대화 녹음테이프가 있기를 바란다. 있다면 공개돼야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코미 해임 사흘 후인 지난달 12일 트위터에서 "제임스 코미는 언론에 정보를 흘리기 시작하기 전에 우리의 대화 내용을 담은 테이프들이 없길 바라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거짓말 우려해 기록 남겨…친한 친구 통해 기자에 폭로"
코미 전 국장은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한 이른바 '코미 메모'를 남긴 이유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그는 "솔직히 우리 만남의 성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했다.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나와 FBI를 방어하기 위해 기록을 해야 하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처음 알려진 코미 메모의 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과정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해임한 직후인 금요일(5월 12일) 트위터에 '코미는 대화 테이프가 없기를 바라야 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면서 "그 이후 나는 월요일(5월 14일) 한밤중에 잠이 깼다. 처음에는 우리 대화에 관한 확실한 증거물이 있는지 없는지 분명하지 않았으나 테이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내 판단은 이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내 친구 중 한 명에게 그 메모를 기자와 공유하라고 했다"면서 "여러 이유로 내가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친구에게 부탁했다. 그렇게 하면 특검이 임명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미 메모를 언론에 공개한 친구에 대해서는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로 있는 좋은 친구"라고만 밝혔으나, NBC 뉴스는 해당 교수는 코미 전 국장이 2013년 이 대학에 연구직으로 잠시 몸담았을 때 함께 일했던 대니얼 리치맨이라고 전했습니다.
FBI 내부에서 코미 메모를 공유한 범위와 관련해선 "부국장과 나의 비서실장, FBI 변호사, 부국장의 변호사, 조직 내 서열 3위이자 국가안보 분야 책임자인 부국장보"라고 설명했습니다.
코미 전 국장은 코미 메모를 기밀로 분류하지 않은 데 대해선 "내 입장에선 이 충격적인 대화 내용을 기록하고 잘 보전하며, 상원 정보위가 이 기록을 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언젠가 이런 것들이 기밀로 분류되면 그때는 일이 꼬여 그들도 얽매여 (공개가) 힘들어진다"고 밝혀 치밀한 계산에 따른 것임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1월 6일(트럼프타워에서의 첫 만남)의 대화 때문에 처음부터 출발이 좋지 않았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버락 오바마 정부 때는 이들 대통령과의 사적 대화를 기록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등의 증언도 했습니다.
◇"내가 느낀 상식은 트럼프가 임기보장 대가로 뭔가 노린다는 것"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를 거론한 의도,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사실 등에 대해서도 증언했습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틀릴 수도 있지만 내가 느낀 상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보장 요청을 들어주는 대가로 뭔가 노리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선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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