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나흘만에 또다시 동해(East Sea)를 '일본해(Sea of Japan)'라 표현했다.
호주를 방문 중인 펜스 부통령은 22일 시드니에서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일정에 대해 "며칠 안에 일본해에 닿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18일 일본에서 미·일 경제대화를 가진 후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일본해 건너에서 도발이 계속되고 있지만 미국은 항상 일본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같은 편에 설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같은 일본 중심의 인식은 펜스 부통령 뿐 아니라 미군도 마찬가지다. 계속해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
지난 5일 미군은 북한의 'KN-15'(북극성 2형)' 탄도미사일이 떨어진 지역을 일본해로 표시했으며, 미국 태평양사령부도 인터넷 홈페이지에 낙하 장소를 일본해로 적었다. 주한미군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한반도 동쪽 바다(waters East of the Korean Peninsula)'란 애매모호한 표현을 썼다.
한국은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수년째 '동해' 표기 또는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요청 중이다. 한인 시민단체들이 백악관 청원사이트 '위더피플'에 올린 '동해 병기 표기' 청원은 지난 14일 10만 명의 서명을 돌파해 현재 미국 정부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 "우리는 한국이 수천년간 독립국가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안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공보 담당 부보좌관은 "우리는 일반적으로 정상 간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며 이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국의 일부였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첫 공식반응이다. 이 발언이 실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말을 전달한 것인지, 트럼프 대통령이 의미를 잘못 전달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 측은 20일 루캉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에서 발언의 진위여부는 확인해주지 않고 "내가 당신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한국 국민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만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설했을 뿐만 아니라, 진위 확인도 힘들고 외국 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힐 수 있는 발언을 내뱉어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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