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추진되는 이슬람 군사 동맹(IMA) 창설이 가시화하면서 중동 정세를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연합군이 시아파 국가들을 쏙 빼놓고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터키 등 수니파 41개 국가들로만 구성돼 수니파와 시아파간 갈등이 한층 고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니파 41개국 회원국 국방장관들이 수개월 안에 사우디에서 모여 기구의 구체적 임무와 조직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18일 보도했다. 표면적으로 IMA 추진 배경은 이란과 시리아에서 쇠퇴하는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인근 국가들로 침투하는 시도를 막기 위한 것이다. WSJ에 따르면 기구 산하에 기동부대가 조직돼 대테러 역량이 취약한 회원국을 지원하게 된다. 기동 부대는 아프리카 지하드 조직과 보코하람 격퇴전에도 동원된다. WSJ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연말께면 완전한 체제를 갖추고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사령부와 지휘센터는 리야드에 두기로 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 연합군이 시아파 맹주인 이란을 포위하기 위한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서방 외교관은 "사우디가 동맹 창설을 발벗고 나서게 된 데는 더 이상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사우디는 수니파 동맹국들과 손을 잡고 이란의 팽창을 견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사우디는 이란-사우디 분쟁에서 거리를 뒀던 파키스탄도 IMA에 끌어들였다.
지휘도 라힐 샤리프 전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에게 맡기기로 했다. 파키스탄은 애초 국내 테러 문제에 집중한다는 명분으로 연합체에 참여하지 않으려 했으나 사우디의 압력으로 동참키로 했다. 파키스탄은 사우디의 취약한 남부 지역 방어를 위해 5000명의 병력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이란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란은 최근 "이슬람 국가들은 논란의 군사 동맹을 조직할 것이 아니라 평화로 화합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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