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대일 무역압박이 본격화하고 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의 자동차와 농업분야 시장개방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서 미국 정부는 "일본은 자동차의 인허가와 판매망 등에 중대한 비관세 장벽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농업분야와 관련해서는 "고관세 장벽으로 보호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대일무역적자가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689억달러에 이른다고 지적하며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적시했다.
이번 의견서는 WTO의 일본 무역정책심사를 앞두고 제출됐다. 통상 WTO는 2년마다 일본의 무역정책을 심사한다. 2년 전인 2015년 3월에도 일본의 자동차 시장개방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의견서는 트럼프 정권이 자동차·농업분야 시장개방을 벼르고 있는 와중에 나온 것이라 향후 강력한 대일 압박을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4월에 도쿄에서 열릴 예정인 미일 부총리급 경제대화에서 미국측이 이번 의견서를 토대로 자동차와 농업 분야 시장개방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미국측이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필요성을 강조하며 시장개방을 요구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측은 미국과 제3국 인프라스트럭처 시장 공동진출과 대미 투자 확대 등을 강조하며 미국측의 공세를 피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