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 항공기 추락 사고, 테러 아닌…"기체 고장, 조종사 실수 유력"

러시아 군 항공기 추락 사고, 테러 아닌…"기체 고장, 조종사 실수 유력"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시리아로 향하다 흑해 상공에서 추락한 러시아 국방부 소속 투폴례프(Tu)-154 항공기의 사고 원인으로 테러는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이 25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에 "사고 원인으로 테러는 검토되지 않고 있으며 그 가능성은 사실상 제외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관계자는 "사고기는 당초 경비가 철저한 모스크바 인근의 '츠칼로프스키' 군사비행장에서 출발했다. 기내에 폭발물을 설치하기 위해 공항으로 접근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중간 기착 공항이었던) 소치 공항도 민간·군용으로 모두 사용되기 때문에 강화된 경비가 이루어진다. 외부인이 접근하거나 공항 직원이 허가받지 않은 물건을 반입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상사태부 관계자도 통신에 "테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 위원회 빅토르 오제로프 위원장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테러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 국방부 소속 항공기이고 러시아 영공에서 일어난 일이라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폭발물에 의한 테러였으면 기체가 폭발하는 모습이 목격됐을 텐데 어떤 목격자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테러설의 신빙성을 낮추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사고가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보복이 예상되던 시점에 일어나 테러가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기내에 설치된 폭발물이 폭발하거나 지상에서 발사한 휴대용 로켓포 등에 맞아 항공기가 추락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었습니다.

지난 19일 터키 주재 안드레이 카를로프 러시아 대사를 살해한 저격범도 러시아의 시리아 사태 군사 개입과 알레포 공격 등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현지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은 혹시 모를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운항 전 사고기 서비스에 참여했던 기술 요원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로선 테러보다는 기체 결함이나 조종사의 실수가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수사기관 관계자는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항공기 기체 고장이나 조종사의 조종 실수 등이 유력한 가설로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비상사태부 관계자는 특히 "기술적 결함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비행시간이 풍부한 베테랑 조종사가 사고기를 조종했기 때문에 조종 실수 가능성도 작다"고 덧붙였습니다.

30년 이상 사용된 항공기가 고장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입니다.

국방부는 "사고기가 지난 1983년 생산돼 지금까지 6천689 시간을 비행했으며 지난 9월 정기 점검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2014년 12월엔 마지막 수리를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동시에 불량 연료 사용이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고 시점에 현지 기상 상황은 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악천후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소식통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철새 집단 서식지가 있다며 새가 항공기 엔진으로 들어가 고장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고기는 러시아 남부 소치의 공항을 이륙한 후 흑해 상공에서 충분한 고도에 오르지 못하고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승무원들이 조난 신고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사고가 순식간에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사고기 잔해는 소치 해안 1.5~8km에 걸친 폭넓은 해역 여러 곳에서 발견됐습니다. 특히 해안에서 6km 떨어진 해저 80~110m 지점에 잔해가 집중돼 있다고 비상사태부는 전했습니다.

사고 원인을 규명해줄 블랙박스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이날 러시아 국방부 소속 Tu-154 항공기는 소치의 아들레르 공항에서 이륙한 지 약 2분 뒤인 오전 5시 27분께 레이더에서 사라졌고 이후 인근 해역에서 잔해가 발견됐습니다.

탑승객들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