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카푸친원숭이가 돌로 도구를 만드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이제까지 침팬지 등이 과일 등을 쪼갤 때 석기를 쓰는 경우는 자주 목격됐지만 석기를 직접 만드는 행동이 관찰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등 국제 공동연구진은 브라질 세라 다 카피바라 국립공원의 카푸친원숭이들에게서 마치 인류 조상인 구석기 시대인(hominin)처럼 돌을 깨서 석기를 만드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20일자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브라질 공원의 원숭이들이 특정 돌을 다른 단단한 돌로 내리쳐 돌 끝을 날카롭게 다듬는 등의 행동을 발견했다. 이것이 돌로 석기같은 도구를 만드는 행동이라고 파악한 것이다. 특히 그들은 고대 유적지에서 발견된 날카로운 돌이나 그로 인해 생긴 동물 뼈의 표식 등이 오로지 인류에 의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고 결론 내렸다.
따라서 오직 사람만 석기를 제작한다고 알려진 기존 가설에 새로운 학설 하나가 추가된 셈이어서 눈길을 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원숭이들이 만든 석기의 정확한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았고 해당 브라질 국립공원 외 다른 지역에 서식하는 카푸친원숭이도 그같은 행동을 하는지 역시 연구되지 않았다. 추가 연구가 필요한 대목이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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