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유통 업체들이 아마존을 본격적으로 따라하기 시작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온라인 업체 뿐만 아니라 백화점, 할인점, 아울렛 등 기존 유통 업체들이 아마존의 전략을 따라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를 했다.
아마존이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자들이 더 많이 체류하게 하고 더 많이 소비하게끔 유도하고 있으며 이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은 유통 업체 뿐만 아니라 미디어 및 기술 기업들이 ‘아마존 전략’을 따라하고 주목하고 있다. 아마존이 시가총액 4000억달러를 돌파하고 주가도 850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S&P500 기업 중 1년내 주가 1000달러를 처음으로 넘길 수 있는 기업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아니라 ‘아마존’이 될 것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실제 시장조사분석기관 오펜하이머는 1년내 아마존 주가를 980달러로 예측했으며 투자자문회사인 샌포드 앤 번스타인은 주가 1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많은 전문가들이 아마존의 미래를 밝게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유료회원인 ‘아마존 프라임’ 때문이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게는 연 99달러(11만1870원)를 받고 2일내 배송을 보장하고 있으며 최근엔 회원에게만 아마존의 미디어 서비스(영화, 드라마, 음악)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엔 아마존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인 ‘책’을 회원에게 제공하는 ‘프라임 리딩’도 추가하는 등 회원 유지, 확대에 공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9월 현재 약 4900만명을 돌파(Cowen & Co 데이터) 했으며 2~3년내 1억명을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미국 전체 가구의 44%에 달한다.
미국의 홈 어패럴 유통업체 베드 배스 앤 비욘드가 지난 9월부터 ‘비욘드 플러스’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이는 아마존 프라임을 따라한 모델이다. 이에 앞서 타깃, 콜스, CVS 등의 유총업체들도 아마존 프라임 형식의 로열티 프로그램을 내놓은 바 있다.
아마존 프라임이 중요한 이유는 아마존내에서도 프라임 회원과 비회원간 매출 차이가 2배가 나기 때문이다. 프라임 회원은 비회원보다 아마존에서 2배 이상 소비하고 체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는 아마존이 쇼핑 ‘알고리즘’을 소비자 지향이 아니라 자사에 유리(소비자들이 더 많이, 더 비싼 제품을 쇼핑하도록 유도)하게 설계하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세계 1위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아마존의 캐시카우다.
아마존웹서비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의 개척자로 불리고 있는데 서비스 개시후 투자만 하다가 최근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실제 지난 2분기 아마존은 13억 달러(1조4600억원)의 영업이익과 8억5700만달러(964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핵심이 아마존웹서비스였다. AWS 매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58% 성장한 28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각 기업들이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의존하는 트렌드가 가속화되고 있어 AWS는 앞으로 아마존의 ‘돈찍는 기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은 ‘프라임’과 ‘AWS’의 양 날개에 만족하지 않고 인공지능 서비스 ‘알렉사’와 가정내 사물인터넷 기기 ‘에코(Echo)’를 선보이면서 미래 시장인 인공지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아마존은 알렉사 기반의 ‘에코’를 자사 사이트에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구글, 애플 등이 경쟁 제품을 내놓기 전에 시장을 일찍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배송’ 시장에도 적극 진출, 드론 배송 뿐만 아니라 최근엔 UPS, 페덱스(FedEx)처럼 글로벌 물류 시장에도 진출할 야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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