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또 다시 막말을 쏟아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4일 미국이 자신이 주도하는 마약과의 전쟁을 비판적인 오바마 대통령을 거론하며 “지옥에나 가라”(you can go to hell)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앞으로 미국과 필리핀의 합동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또 필리핀 재주둔을 허용하는 양국 방위협력확대협정의 폐기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반미 행보를 이어가며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오랜 동맹국인 미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반면, 중국의 군사 패권 확장을 저지하려는 미국을 견제하는 중국은 미국과 필리핀의 관계 냉각을 반기는 분위기다.
조니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과 필리핀의 동맹 역사는 70년에 이른다”며 “두 나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굳건한 동맹”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두테르테 정부의 적법하지 않은 (마약범) 사살에 대해 미국은 문제 제기를 망설이지 않겠다”며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필리핀의 동맹 균열에 중국이 기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오젠화 주필리핀 중국대사는 최근 기념행사에서 중국과 필리핀의 관계를 두고 “구름이 걷히고 수평선 위로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며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에서 태양은 아름답게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상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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