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세금 절감 천재?…20년간 소득세 0원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20년 가까이 연방 소득세를 내지 않았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오는 9일 2차 TV 대선 토론을 앞두고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뉴욕타임즈의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편집국 우편함으로 배달된 트럼프의 1995년 세금 기록에 의하면 트럼프는 그해에만 9억1600만달러(약 1조 111억원)의 손실을 신고했다”라며 “세금 전문가에 따르면 이 손실에 따른 세금 공제로 최소 19년간은 세금을 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그 당시 3개의 카지노, 항공산업, 맨하탄 플라자호텔 등을 파산 처리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1995년 당시 미국 법인세법은 손실 발생 시 이전 납세액을 돌려받고, 이후 15년간 이익이 나도 손실액 한도 내에서 세금 공제를 받도록 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26일 열렸던 첫 TV 토론 때 대통령 후보가 관례로 공개해온 납세 보고서를 지금까지 발표하지 않아 클린턴의 공격을 받았다.
클린턴은 이날 트위터에서 “트럼프는 지난 2012년에 ‘정부 부채가 주체할 수 없는 수준인데도 미국인 절반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며 “18년간 세금을 한 푼도 안 낸 이가 하는 말 치곤 꽤 재밌다”고 꼬집었다.
반면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겸 캠프 정권인수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세법을 다루는 데 트럼프만큼 천재성을 보여준 사람은 없다”며 “트럼프가 완전히 엉망인 현행 연방 조세 제도를 고치는 적임자임을 잘 보여준다”고 옹호했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도 이날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곧이곧대로 세금을 냈으면 기업에 끼친 손실 때문에 주주들에게 고소를 당했을 수도 있었다”며 “95년 한 해만 손실이 9억1600만 달러에 달했는데 결국 이를 극복했다는 것은 트럼프가 기업을 세울 능력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치켜세웠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트럼프 측은 성명을 통해 “재산세, 취득세, 소비세, 토지세, 지방세, 국세 등 수억달러의 세금을 냈다”며 “20년 전 세금 자료를 불법적으로 획득하고 보도한 뉴욕타임스를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 세법은 본인 외에 제3자가 납세 신고서를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뒤늦게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역대 어느 대통령 후보보다 복잡한 세법을 잘 안다”며 “나야말로 조세 제도의 문제점을 고칠 유일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납세회피 의혹은 오는 9일 대선후보 2차 TV토론에서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