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중국 수족관에서 사육되던 ‘세계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 이 영국에서 자유를 찾을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 반대로 탈출이 무산돼 모두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주인공이 된 북극곰 ‘피자’는 중국 광저우의 그랜드뷰 쇼핑몰 수족관에서 열악한 환경과 과도한 쇼핑객 노출에 지쳐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이 지난 7월 언론에 방영돼 전세계적 구호 운동을 불러일으켰다. 피자에게는 곧 ‘세계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이란 별명이 붙었다.
소문이 퍼진 후 동물보호단체들이 구호활동에 적극 나선 덕분에 피자는 영국의 요크셔 야생 공원으로 옮겨져 새 삶을 살 예정이었다. 요크셔 야생 공원은 북극곰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두 개의 호수가 있는 10에이커(약4만m²)의 생태 환경을 완비해 피자의 보호와 적응을 도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20일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그랜드뷰 쇼핑몰과 요크셔 야생공원 간 이주 합의가 깨지며 모든 게 허사로 돌아가게 됐다. 그랜드뷰 쇼핑몰 수족관은 피자를 이주시키는 대가로 돈을 요구했고 요크셔 야생 공원은 “이 돈으로 다른 동물을 더 살 우려가 있다”며 이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그랜드뷰 쇼핑몰 수족관 매니저가 피자 이주를 불허하며 피자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으로 남게 됐다.
그랜드뷰 수족관 매니저인 팡은 AFP를 통해 “수족관은 중국의 기준에 맞춰 법적으로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고 동물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며 “추후 동물 권리 보호와 복지에 더 신경쓸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그랜드뷰 쇼핑물 수족관을 폐쇄해달라는 청원이 쇄도해 58만 명의 서명을 받은 상태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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