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네덜란드계 다국적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가 미국 생활용품 회사인 세븐스제너레이션을 인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9일 보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7억달러(약 7800억원)로 추산된다. 1990년에 설립된 세븐스제너레이션은 친환경·유기농 콘셉트의 기저귀, 생리대 등 생활용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연매출 2억달러(약 2300억원) 규모다. 유니레버는 최근 미국에서 중소 친환경·스타트업 기업 인수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기저귀, 생리대, 면도기 등 경쟁사인 P&G가 강한 부문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유니레버 측은 “세븐스제너레이션이 지난해 약 2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지난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두 자릿수나 됐다”며 “이번 인수로 상품 포트폴리오가 추가된 것이 고품질 상품 수요 증가세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친환경·유기농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기호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유니레버가 곧 천연 기저귀·유아용품업체인 어니스트도 인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어니스트는 미국 유명 배우 제시카 알바가 2011년 공동 설립한 업체다.
유니레버는 지난 7월에는 2012년 설립한 미국 면도기 판매 스타트업 기업 달러쉐이브클럽을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업계 2위인 유니레버는 최근 P&G가 지배하는 사업 영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이번 인수로 P&G가 장악한 기저귀시장에도 첫발을 들이게 됐다. 어니스트까지 인수하면 기저귀 시장에서 경쟁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로버트 발트슈미트 리베럼 애널리스트는 “유니레버가 점점 P&G의 사업 영역을 잠식하고 있다”며 “유니레버는 주류가 되려 하기보다 독특한 판매 전략으로 전자상거래와 친환경 선호 흐름에 발 맞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니레버는 1930년 영국 레버 브라더스와 네덜란드 마가린 유니가 합병해 설립된 영국·네덜란드계 다국적 생활용품 회사다. 연간 매출액은 약 480억유로(약 60조원)로 세계 1위인 미국 P&G(연간 매출액 83조원)와 함께 세계 양대 생활용품 기업으로 꼽힌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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