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창조력(Creativity)와 실행력(Execution)의 결합입니다. 성장이 멈춘 지금은 이 두가지의 결합이 어느때보다 중요합니다. 직원들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무엘 옌(Sam Yen) SAP랩스 실리콘벨리 혁신센터 최고디자인책임자(CDO·Chief Design Officer)의 ‘혁신론’이다. 그는 “기존 기업들은 눈앞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는 것을 시도하지 못한다. 그래서 혁신이 되지 않는다. 디자인 씽킹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론”고 소개했다.
SAP는 지난 13~14일 글로벌 기자단을 초청, ‘SAP 혁신 스팟라이트 투어’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진행했다.
유럽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 SAP의 본사는 독일 왈도르프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에 혁신센터(앱하우스, AppHaus)를 따로 두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혁신의 방법론인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을 발전시키고 이를 전세계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한국에서도 지난 7월 SAP의 세번째 혁신센터인 ‘앱하우스 코리아’를 오픈하기도 했다. 사무엘 옌 CDO는 글로벌 앱하우스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11년간 혁신과 창업에 대해 리서치와 강연을 한 세계적인 디자인씽킹 전문가이기도 하다.
디자인씽킹이란 스스로 혁신하는데 어려워하는 기존 기업(대기업)이 다시 ‘혁신의 수레바퀴’를 돌리도록 하는 방법론이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직접 접근,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로부터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솔루션)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골격이다. 이 과정에서 시제품을 빠르게 만들고 즉각 소비자의 욕구(니즈)를 확인한다.
옌 CDO는 “혁신을 위해서는 빠르게 실패하는 것을 반복하고 극복해야하는데 큰 기업일수록 이런 면이 부족하다”며 “혁신할수있는 유일한 방법은 잦은 실패고 이를 모든 사람이 알아야하고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말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디자인씽킹은 빠른 실패를 권한다”며 “저비용으로 시제품을 만들고 빠른 실패를 반복하기때문에 혁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글로벌 혁신의 최신 트렌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 즉 대기업이 점차 작은 스타트업과 같이 일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은 실패하기 어려운 태생적 한계가 있고, 스타트업은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빠르게 성장하지만 자본이 늘 부족하다. 옌 CDO는 “구글이 세계적으로 구글지사도 있지만 런던 테크시티 등에 혁신센터를 둔 것은 스타트업과 늘 함께 일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특히 한국)의 위계질서가 수평적 혁신을 추구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매일경제의 질문에 “문화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한국의 ) 젊은이들은 다르다”고 답변했다. 그는 옌 CDO는 “빠르게 변하려는 (한국 젊은이들의) 태도가 고무적”이라며 “중국에서 알리바바, 바이두 등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위계질서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잘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팔로알토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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