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부의장이 연내 두 차례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시장에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최근 수개월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건이 강화됐다”고 밝힌 뒤 피셔 부의장은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9월 기준금리 인상과 연내 한번 이상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옐런 의장의) 발언은 두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좋다”고 말했다.
피셔 부의장 발언이 연내 두 차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주식·채권시장이 일제히 출렁였다. 옐런 의장 연설은 미국경제 여건이 한층 강화되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가 마련됐다는 긍정적 측면이 강했지만, 피셔 부의장의 강력한 매파 발언은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한층 빠른 인상 속도를 시사해 시장 불확실성이 증폭될 우려를 낳은 것이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연내 두 차례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록하트 총재는 “연준은 올해 3차례 회의를 남겨두고 있다”며 “적어도 1차례 인상은 가능하며 올해 2차례 금리를 인상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금리인상 여부는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달려있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2회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지하는 발언이었다. 옐런 의장의 잭슨홀 발언 이전에 연내 2차례 금리인상을 점치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지만 월가 분위기도 확 달라지고 있다. 짐 폴슨 웰스자산운용 수석투자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올해 기준금리의 한차례 인상은 확실하고 두차례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9월과 12월 모두 오름세를 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피셔 부의장이 이르면 내달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9월 인상 가능성은 36%로 올라갔다”고 전했다. 불과 한달 전만해도 9월 인상 가능성을 예측한 시장 참가자들은 거의 없었다.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유럽·일본·아시아 중앙은행들의 고민도 한층 깊어지게 됐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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