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공유업체 우버가 자율주행차 전쟁에 큰 발걸음을 내딛였다.
우버와 완성차 업체 볼보는 3억달러(3332억원)를 투자, 자율주행차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18일 발표했다. 이같은 합의와 함께 볼보는 우버 요구사항이 반영된 자율주행 SUV 차량(XC90) 100대를 우버에 판매하기로 했다. 우버는 이 차량으로 미국 피츠버그에서 이달말부터 고객을 상대로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을 시작한다. 시험운행에 들어가는 우버의 자율주행차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운전자가 탑승한다. 피츠버그 시민들은 우버 자율주행택시를 타고 원하는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우버가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오토(OTTO)를 6억8000만달러(7551억원)에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우버가 인수한 오토는 구글에서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인력이 나와 만든 회사다. 오토는 지난 5월 실리콘밸리 도로에서 자율주행 트럭 테스트를 시작할 만큼 기술력와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에서도 오토에 러브콜을 보냈지만 그들의 선택은 ‘우버’였다. 우버는 오토 인수를 통해 자율주행 관련 전문인력과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트레비스 칼라닉 우버 창업자겸 CEO는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자율주행차는 단순히 과학이 아니다”며 “자율주행차 상업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다만 우버는 구글, 테슬라처럼 ‘자율주행차’를 직접 만들지는 않고 볼보 등 완성차 업체들과의 공동 투자·개발을 통해 지분을 확보하는 한편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서비스 영역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이 자체 스마트폰을 개발하지 않으면서 모든 스마트폰의 킬러 서비스로 존재하는 것과 같다. 우버의 이같은 전략은 자율주행차가 출시되더라도 소비자에게 바로 판매되지 않고 택시·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활용되거나 트럭 등 고강도 운전을 일부 대체하는 등 적응기를 거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주요 도시들도 우버, 리프트 등을 대중 교통 수단으로 인정하고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더블린시는 버스 노선 1개를 없애고 우버, 리프트 등으로 대체하는 시범 서비스를 내달부터 1년간 시행하기로 했다. 1시간에 1대 오는 버스에 3~4명이 타고 있는 비효율적 버스 노선을 없애고 대신 우버 서비스를 공공화 시켜 시민 불편을 해소하고 새로운 서비스 창출 기회를 노리겠다는 시도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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