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독일기업 ‘쇼핑’열기가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중국자본의 투자공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은 기술력을 갖춘 독일 제조업체 인수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상하이전기는 독일 BAW를 1억7000만유로(약 21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BAW는 자동항법장비 제조업체로, 지난해 매출은 약 2000억원에 달한다. 상하이전기는 BAW의 채무 1200만유로도 떠안기로 했다. 상하이전기가 BAW를 인수한 것은 항법장치 시장의 성장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항법장치와 관련 소프트웨어 시장은 향후 10년내 1조달러(약 1100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중국제조 2025’정책에 따라 선진기술 확보에 혈안인 상하이전기는 상반기에도 독일 하이테크설비업체 만츠를 인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독일 내 중국자본에 대한 경계령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조사기관 EY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기업의 독일기업 인수합병(M&A)은 총 37건, 108억달러에 달한다. 이미 지난해 전체(39개)에 육박하는 수치다.
중국이 독일기업에 집착하는 이유는 ‘중국제조 2025’를 비롯한 산업고도화 정책 차원에서 독일 제조업체의 앞선 기술력을 단숨에 획득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독일 산업용로봇 제작사 쿠카 인수건이다. 중국최대 가전업체 메이디는 쿠카를 인수하기 위해 무려 45억유로(약 5조5,000억원)를 베팅했다. 독일 기술력을 상징하는 쿠카가 중국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앙겔라 메르켈 총리까지 나서 우려를 표시했지만, 차이나머니의 공세를 차단하지 못했다. 이밖에 오스람의 조명사업, 반도체장비 제조업체 아익스트론, 화학공정설비 제조사 크라우스마파이 등 독일을 대표하는 강소기업들이 올해 중국자본에 넘어갔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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