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 선거캠프가 공화당·무소속 인사들을 영입하기 위한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공화당 내에서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지지 불가를 선언하거나, 클린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히는 유력인사가 속출하는 데 반응한 것이다.
10일(현지시간) 클린턴 캠프는 ‘투게더 포 아메리카(Together for America)’라는 웹사이트를 발족시키며 “힐러리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선출하고 싶은 공화당 및 무소속 인사들을 아우르려 한다”고 명시했다.
사이트에는 이같은 소개문과 함께 클린턴 지지의사를 밝힌 공화당·무소속 주요인사 50여명의 명단이 게재됐다. 명단에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정권에서 요직을 차지했던 인물들이 즐비하다. 카를로스 구티에레즈 전 상무부 장관,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 국장을 지냈던 존 네그로폰테 전 국무부 차관 등이 대표적이다. 12년간 하원의원으로 활약한 코니 모렐라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크리스 셰이스 전 하원의원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클린턴 캠프는 사이트를 통해 트럼프에 반대하는 공화당원들을 최대한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사이트에 이름을 올린 것은 유력인사들 뿐이지만, 이름·주소·연락처 등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누구든 공화당원임에도 클린턴을 지지하게 된 사연을 전달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클린턴 지지의사를 밝히기를 부끄러워하는 공화당원들에게 ‘투게더 포 아메리카’가 암묵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올해 대선에는 클린턴을 지지하는 공화당원을 일컫는 ‘클린턴 리퍼블리컨(Clinton Republicans)’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한 상태다. 공화당원들이 당직까지 등지며 트럼프에 반대하는 것은 그가 끊임없이 내뱉는 막말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이라크전에서 숨진 무슬림 미군 장교 후마윤 칸을 조롱했고, 지난 9일에는 유세현장에서 클린턴 암살 교사를 암시하는 논란 발언까지 내뱉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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