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국 정부부터 태양광 전기 판매 승인을 받으면서 태양광, 연료전지 등 본격적인 신재생에너지 사업확장에 나섰다.
4일(현지시각)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 (FERC)는 애플이 신청한 태양광 발전 사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애플은 캘리포니아(몬터레이), 애리조나(메사), 네바다(리노)주에 각각 설립한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외부에 팔 수 있게됐다. 애플은 세군데의 태양광 발전소에서 총 200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6만가구 이상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애플은 초대형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여기에 소요되는 전력을 대체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정부 승인을 받음에 따라 이들 태양광 발전소에서 전기를 끌어올 수 있게 됐다. 애플은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으로 데이터센터 및 쿠퍼티노 본사(신사옥 포함) 전기수요를 충당할 방침이다. 애플은 자사 전력수요를 충당하는 것외에 남는 전기도 이를 필요로하는 기업 등에게 팔아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길이 열리게됨에따라 태양광 발전사업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이처럼 애플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 사업 외 남는 여력으로 하는 ‘곁다리’가 아니다. 이미 태양광 소매 업체 퍼스트솔라(First Solar)와의 제휴는 물론 지난 6월 ‘애플 에너지’라는 별도 회사까지 설립했다. 애플의 우주선 신사옥도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등 100% 에너지 자립 건물로 짓고 있는데 남는 전력도 판매할 방침이다. 애플의 우주선 신사옥은 ‘연료전지(퓨얼셀) 발전’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중국에도 200 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 중이고 올연말 싱가포르에 오픈하는 애플스토어에는 건물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계획이다. 애플은 싱가포르 공공주택사업단지내 총 800여개 건물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관련해 애플은 싱가포르 최대 태양에너지 개발 업체 Sunseap과 협력 중이다. 애플의 태양광 전략은 오는 2021년 출시할 예정인 전기차(프로젝트 타이탄)와도 연관 돼 있다. 태양광을 활용, 자체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 경쟁 상대가 삼성, 구글 등 테크 기업에서 GE, 지멘스, 슈나이더 등 에너지 기업으로까지 넓혀지게 된 셈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해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태양광 발전소 투자를 발표하면서 “우리는 기후변화가 실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말로하는 시대는 끝났다. 행동으로 보여줘야할 때다”라며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애플외에 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09년 ‘구글에너지’를 설립하고 태양광 사업에 일찍부터 뛰어들었다. 유명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알파고’를 전기 효율을 높일 목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입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사업을 본격화했다. 최근에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태양광 발전 및 유통 업체 ‘솔라시티’를 합병하는 등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테크 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 진출은 꿩먹고 알먹기 사업으로 평가된다. 빅데이터 처리 용량이 크게 늘어날 수록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이에 따른 ‘전기료’는 천문학적 수준으로 올라간다. 기존 에너지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비용도 엄청나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자체 수요를 충당하고 남는 전기는 판매할 수 있다. 미국은 친환경 에너지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기업들을 독려하고 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한 전력을 전력회사에 되파는 제도인 ‘넷 미터링(Net Metering)’을 시행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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