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이 되고 싶었던 한 남자아이는 결국 그 꿈을 이뤘지만 이내 세상을 떠나야만 했다.
해병이 꿈이었던 와트 질레트(8)군은 ‘명예 해병’으로 위촉된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숨을 거뒀다. 질레트 군은 4살 때 희소 유전병인 ‘에르카디 증후군(Aicardi-Gourtieres syndrome)’ 진단을 받고 4년간 투병해 왔다. 에르카디 증후군은 심각한 발달장애를 일으키는 난치성 질병으로 에르카디 환자에게는 특징적인 얼굴 형태, 위와 신장 이상, 발작 증세 등이 나타난다.
질레트 군은 사망하기 전날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인근 펜들턴 해병기지에서 열린 행사에서 ‘명예 해병’의 명예를 얻었다.
펜들턴 해병기지 부사관인 와트의 아버지 제레미아 질레트 씨는 지난 달 소셜미디어서비스를 통해 그의 아들이 병마를 이겨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며 질레트 군이 빨리 병을 이겨내고 해병이 되기를 원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를 본 해병대원들은 질레트 군을 ‘명예해병’으로 위촉하기로 결정했고 온라인 청원을 통해 정식 절차를 밟게 됐다. 해병기지는 질레트 군이 ‘귀신 잡는’ 해병처럼 병마와 싸워 이겨내라는 의미를 담아 질레트 군의 완쾌를 빌었다.
아버지 질레트 씨는 아들이 숨진 뒤 “아들은 내가 만난 가장 강한 어린이었다”며 “와트를 마음 깊이 생각해 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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