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수락연설서 밝힌 경제공약>
ㅇ중산층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
ㅇ대통령 최우선 임무는 좋은 일자리 창출
ㅇ임기 첫 100일에 대규모 투자법안 통과
ㅇ제조업, 기후변화, 혁신기술, 인프라 투자 확대
ㅇ중산층 자녀 위한 대학 무상교육 추진
ㅇ대학생 학자금 대출 부채 청산 대책 마련
ㅇ월가, 대기업, 부자 합당한 세금 부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선거 승리를 위한 필승카드로 ‘좋은 일자리 창출’을 뽑아들었다.
힐러리는 28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린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대통령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최근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고립주의와 계층·지역·세대간 갈등이 경기침체에 따른 양극화에서 비롯됐다는 판단때문이다. 남편 빌 클린턴이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며 경제에 올인하겠다는 공약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과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힐러리는 “대통령이 되는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오랫동안 배제됐던 도시빈민지역에서 시골 작은마을까지, 인디언 거주지역에서 석탄지대까지, 중서부 산업지대에서 미시시피 삼각주와 리오그란데 계곡까지, 미국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힐러리는 “나의 임기 첫 100일 동안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2차대전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투자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제조업, 기후변화, 혁신기술, 중소기업, 인프라 등의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투자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샌더스 의원과 협력해 중산층 자녀들을 위한 대학 무상교육, 학자금 부채 청산 등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힐러리는 “월스트리트(금융)가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를 망가뜨리도록 내버려 두면 절대 안 된다고 믿는다”며 “금융회사와 대기업 그리고 부자들은 합당한 세금을 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힐러리는 무엇보다 “우리는 불공정 무역에 단호하게 ‘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중국에 맞서 미국 철강 노동자와 자동차 노동자, 그리고 국내 제조업을 지켜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들을 나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우리 함께 미국을 고쳐나가자”고 호소했다.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뼈있는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힐러리는 “트럼프는 말로는 ‘미국 최우선’이라고 하면서, 넥타이는 콜로라도가 아닌 중국산이고, 양복은 미시건이 아닌 멕시코산이며 가구는 오하이오가 아닌 터키산”이라며 “트럼프가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은 신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는 뉴저지 애틀랜틱시티에서 파산하면서 중소기업을 나락으로 내몬 장본인이 트럼프”라며 “이런 사람이 어떻게 경제를 살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테러와 안보에 대해서는 “바그다드에서 카불, 니스에서 파리, 그리고 브뤼셀, 샌버너디노와 올랜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격퇴해야할 완강한 적들이 있다”며 “흔들림없는 리더십으로 냉혹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는 지난주 연설에서 미국을 세계 다른 나라들과 분열시켜 놓았다”고 지적한뒤 “우리는 특정 종교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며 장벽을 쌓지도 않을 것이며, 테러와 싸우기 위해 모든 미국인과 우리 동맹들과 함께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수정헌법 2조를 없애자는 게 아니라 범죄자, 테러범의 손에 총이 들어가지 않게 해야 한다”며 총기규제 의지도 재확인했다.
힐러리는 이날 연설에서 북한 핵문제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힐러리 수락연설을 끝으로 나흘간에 걸친 민주당 전당대회가 막을 내리고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본격적인 대결에 들어가게됐다. 올해 대선은 역대 미국 대선과 달리 남성과 여성, 백인과 유색인종, 구세대와 신세대 대결 구도를 띄고 있다. 이념, 계층, 지역 간 대결 구도를 보였던 과거 대선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힐러리가 여성과 흑인, 히스패닉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반면 트럼프는 백인 남성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다. 한동안 세대별 지지 양상은 뚜렷하지 않았지만 젊은 층이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버니 샌더스 후보가 경선에서 패배하면서 젊은 세대 지지가 힐러리에게로 상당부분 옮겨간 상태다. 이날 전당대회장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를 필두로 민주당 소속 여성의원 12명이 한꺼번에 연단에 올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 만들기에 동참하자고 호소, 눈길을 끌었다.
[필라델피아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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