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만에 탄생한 영국의 여성 총리 테리사 메이가 13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하면서 신규 내각에도 여풍(女風)이 거셀 전망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평소 여성들의 정치 활동에 각별한 지지를 보여온 메이 총리가 내각의 절반을 ‘여성 동지’로 채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디펜던트도 “내각을 모두 남성으로 채웠던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와 달리 메이 총리는 평소 신념대로 성비 균형을 고려한 내각을 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소한 3개 주요 부처 중 1개는 여성 장관이 임명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메이 총리의 대변인은 “당내에서 여성 하원의원을 더 배출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시작한게 바로 메이”라며 “메이 총리는 항상 더 많은 여성들을 장관으로 기용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도 내각 구성때 여성을 7명 발탁, 전체 장관 중 30%를 여성으로 채우며 성비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지만 메이 총리는 이보다 숫자를 더 늘릴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핵심 요직에 기용될 것으로 보이는 인물은 앰버 루드 에너지장관과 저스틴 그리닝 국제개발장관이다. 영국 정계에서는 사상 최초로 여성이 재무장관으로 발탁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앰버 루드 장관은 메이 총리 뒤를 이어 내무장관직을 제안받을 가능성이 있다. 메이 총리의 또다른 ‘복심’인 그리닝 장관은 보건장관직으로 옮길 것이란 전망이다. 또 메이 총리와 내무부에서 호흡을 맞췄던 해리엇 볼드윈, 마고 제임스, 카렌 브래들리 등 여성 멤버들도 장관직을 제안받을 가능성이 있다.
남성중 재무장관직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는 인물은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과 그레일링 원내대표 정도다.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은 외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보수당 경선 과정에서 보리스 존슨 전런던시장을 배신하고 단독 출마한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이 유임될 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당내 통합을 위해 브렉시트 캠페인을 벌였던 존슨 전시장이나 리엄 폭스 전국방장관, 앤드리아 리드섬 에너지 차관 등을 이 자리에 앉히는 방안도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
EU와 탈퇴 협상을 주도할 신규 부서 수장을 누가 맡을 것인 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메이 총리가 가장 먼저 임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관도 이 부처가 될 것이라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메이 총리는 취임 후 48시간 이내에 새 내각을 짜야 하기 때문에 취임 첫날부터 일부 새 장관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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