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혐오 정서가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의 주도 시트웨와 탄드웨 등에서는 승려들을 포함한 불교도 수천 명이 반무슬림 구호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아웅산 수치가 주도하는 미얀마 정부가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의 명칭을 ‘라카인주의 이슬람 공동체’로 규정한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힝야’라는 명칭은 로힝야족이 자신들을 부르는 이름이지만, 불교도들은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에서 넘어온 불법 이민자라는 의미로 이들을 ‘벵갈리’로 낮춰 부른다.
불교도들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로힝야 명칭 사용에 극도의 불만을 드러내자,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을 ‘라카인주의 이슬람 공동체’로 부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날 시트웨 집회를 조직한 초우트 세인은 “라카인주의 무슬림 공동체라는 표현은 불교도가 주류인 라카인주에서 무슬림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 북부 카친 주 파칸트의 론킨 마을에서 불교도 150여 명이 임시로 설치된 이슬람 사원을 습격해 기도실을 파손하고 불을 질렀으며, 지난달 23일에는 남부 바고 주에서 200여 명의 불교도가 이슬람 사원 건물 일부와 공동묘지 울타리 등이 훼손됐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로힝야족은 정식 국민으로 대우받지 못한 채 차별과 박해를 받아왔다. 특히 2012년에는 불교도와 무슬림 간의 집단 폭력사건이 발생해 200여 명이 사망한 뒤로는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이 훨씬 심해졌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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