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성전환자(트랜스젠더) 복무를 공식 허용하기로 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트랜스젠더의 군복무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카터 장관은 “국민과 군대를 위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개인 자질과 관계없는 장벽에 의해 우수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병사를 수용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는 앞으로 1년간 유예기간을 둔 뒤 내년부터 트랜스젠더 입영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스스로 트랜스젠더임을 공표한 후 18개월이 지난 자에 한해 입영이 허용된다.
현재 복무중인 미군은 130만명으로 그 중 트랜스젠더는 25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현재 복무중인 트랜스젠더가 제대 강요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개인의 성정체성을 문제삼지 않도록 했다.
현재 트랜스젠더에게 군 복무를 허용하고 있는 나라는 영국, 이스라엘, 호주 등 18개국에 이른다. 백악관은 지난해 6월 연방 대법원이 미국 전역에서 동성결혼 합법화를 결정한 이후 국방부측에 성소수자 복무 금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도록 압박해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힌 군인을 강제로 전역시키는 ‘묻지도 말하지 말라(don’t ask, don’t tell)’ 정책을 폐지하기도 했다. 이에 국방부는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밝힌 군인의 복무가 군대의 효율성과 기동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실무 연구를 진행해 이상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월 여군이 전투부대에 배속되는 것을 막는 규제를 없애는 등 군대 내 성차별 철폐를 위해 나서고 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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