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오는 11월 8일 미국 대선에서 맞붙게 됐다.
3일(현지시간) 인디애나 경선에서 압승한 트럼프가 사실상 미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인디애나 경선후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가 사실상 당의 대선주자”라고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를 추격하던 테드 크루즈는 인디애나 경선 직후 “승리를 향한 길이 불가능해 보인다”며 경선 레이스 중단을 발표했다. 때문에 트럼프가 대의원 과반 지지 확보에 실패할 경우, 중재 전당대회를 열어 낙마시키겠다는 공화당 지도부 구상도 물거품이 됐다. 민주당 인디애나 경선에서는 힐러리가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지만 이번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민주 대선후보로 힐러리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이로써 미국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대권 재수생 힐러리와 부동산 재벌 출신의 정치 아웃사이더 트럼프가 백악관 주인 자리를 놓고 미 대선 사상 첫 성대결을 벌이게 됐다. 힐러리와 트럼프의 대결은 여성과 남성, 정치권 주류와 아웃사이더, 첫 부부 대통령 도전과 첫 재벌 출신 대통령 도전이라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 두 후보는 미국 대선 역사상 가장 낮은 호감도를 가진 비호감 주자들간 경쟁이라는 점외에도 지지기반과 정치적 비전, 추구하는 공약 등에서도 정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어 상당히 거친 선거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힐러리는 흑인과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과 진보진영 지지를 받고 있고 트럼프는 백인 보수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힐러리는 부자증세와 이민자 포용 등을 추구하는 반면 트럼프는 감세와 이민개혁 반대를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소속 힐러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어느 정도 수용, 계승할 방침이다. 한미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자유무역 자체에 비판적이다. 또 이민자에 대해서는 불법이민자 추방군 창설, 불법이민을 막기 위한 장벽 설치 등의 과격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향후 본선 대결에서 트럼프는 힐러리의 ‘이메일 게이트’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등을 공격 대상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는 트럼프의 여성 비하 발언, 히스패닉과 무슬림을 향한 막말 등을 집중 공략할 태세다. 현재까지 나온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힐러리가 트럼프에 앞서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7월 전당대회를 열어 각당 대선후보를 공식 지명하고 부통령 후보를 선택한다. 이어 3차례 TV토론과 전국 단위 유세 등을 거쳐 오는 11월 8일 대선을 치른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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