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강 일대에 닥친 심각한 가뭄으로 쌀 재배가 타격을 받으면서 아세안 지역 내 식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0일 베트남 지역의 가뭄 사례를 소개하며 “비옥했던 메콩지역의 식량 공급이 황폐지고 있다”면서 “땅이 메말라 쌀 재배지가 사라져가고 있고, 이로 인해 역내 쌀의 해외 수출이 감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만일 태국 베트남 등 주요 쌀 수출국들의 글로벌 공급이 줄어들면 당장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일부 역내 국가들이 식량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실제 메콩강 유역에 자리잡은 태국·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 등 5개 국가들이 세계 쌀 시장에서 차지하는 입지는 크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메콩 5개국이 생산하는 쌀 수확량은 전 세계 13%를 차지하고 있다. 태국이 세계 쌀 수출국 1위이고, 베트남이 3위다. 이 지역에서 쌀 수출이 가뭄으로 계속 줄어들면 최악의 경우 글로벌 식량 문제도 야기할 수 있음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가뭄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메콩에서 생산되는 쌀 수확량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 1분기 메콩 지역 쌀 생산량은 6.2% 정도 감소했다. 특히 가뭄으로 쌀 생산에 있어 타격이 심한 베트남은 쌀 수출을 10% 정도 줄인 상태다.
메콩강 지역의 가뭄 원인으로 엘니뇨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등 역내 국가들이 무분별하게 짓고 있는 가뭄들도 쌀 수확량 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종 댐 건설로 메콩강 토양으로 유입되어야할 각종 영양 공급 부산물들이 원천차단돼 땅이 재배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리차드 크로닌 동남아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현재 메콩강 문제는 기후 변화가 초래할 장기적 악영향의 전조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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