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전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홀로 앉았던 타지마할의 벤치에 아들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 부부는 나란히 앉았습니다.
인도와 영국의 우호 증진을 위해 지난 10일 인도를 방문한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16일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17세기 무굴제국 황제 샤자한의 부인에 대한 사랑이 담긴 건축물 타지마할을 찾았습니다.
샤자한 황제는 자신의 15번째 아이를 출산하다가 숨진 애비(愛妃) 뭄타즈 마할을 추모하기 위해 22년간 2만명을 동원해 대리석으로 이 건물을 만들었습니다.
이곳은 특히 1992년 2월 윌리엄 왕세손의 모친인 고 다이애나비가 홀로 방문해 화제가 된 곳입니다.
당시 다이애나비는 남편인 찰스 왕세자와 함께 인도를 방문했으나, 찰스 왕세자는 강연 일정을 이유로 타지마할에 동행하지 않았습니다.
다이애나비가 타지마할 전경이 보이는 벤치에 홀로 앉아 찍은 사진은 당시 파경설이 돌던 그의 쓸쓸함을 보여주는 상징적 모습으로 보여졌습니다.
다이애나비는 결국 그해 말 찰스 왕세자와 별거에 들어갔으며 1996년 이혼한 뒤 이듬해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만 15세의 나이로 어머니를 여읜 윌리엄 왕세손은 "이곳을 여행하는 많은 이들에게 어머니의 기억이 살아있는 장소에 오게 돼 정말 행운"이라며 타지마할에서의 어머니 모습이 지금까지 많은 이에게 기억되는 것에 감사를 나타냈다고 왕실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타지마할에서 영국 왕가의 새로운 서사가 쓰여졌다"면서 윌리엄 왕세손은 그의 아버지가 약속했지만 하지 못한 일을 했다고 평했습니다.
또 그동안 '다이애나의 벤치'라고 불린 타지마할 앞 벤치에 관해서도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타지마할 방문을 끝으로 영국으로 귀국합니다.
이들 부부는 일주일간 인도·부탄 방문에서 빈민가 어린이와 어울려 크리켓과 축구를 하고 코뿔소 보호구역에서 어린 코뿔소에게 우유를 주는 등 자선과 환경보호에 치중한 행보로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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