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가 자국에 범람하는 저가 여행에 대해 강한 대책 수단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제로 달러 투어’로 불리는 납득할 수 없는 가격의 저가 패키지에 칼을 빼들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태국 유력 영자지 방콕포스트는 11일 “제로 달러 투어가 금지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제로 달러 투어는 정상적이지 않은 초 저가의 항공료와 숙박비를 지불하고 단체 여행을 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 러시아 등에서 태국을 여행할 때 성행하고 있다.
태국 영자지 방콕포스트는 이날 정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프라윳 찬오차 총리가 이 문제에 관한 해결책을 심각하게 요구했다”면서 “제로 달러 투어에 손을 댈 경우 관광객 수의 감소는 불가피하겠지만 이제는 질을 생각할 때”라고 보도했다.
정부 대변인은 “일단 정부는 한국 중국 러시아등의 국가에게 관광 패키지의 합리적 가격을 알릴 것이고 이를 출발전에 확인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만일 관광 패키지 요금이 확인된 가격보다 낮다면 여행은 금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태국 당국이 제로 달러 투어로 불리는 저가 여행에 대해 고강도 대책을 고민중인 것은 자국 이미지 실추와 관광수입이 새 나간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저가 패키지를 이용해 태국에 입국한 관광객들은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한 여행사로 부터 값비싼 상품 구매를 강요당하기 일쑤이고 이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또 저가 패키지를 주도하는 여행사들은 한,중,러의 본국 여행사의 대리점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태국의 관광수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태국 정부가 실제 제로 달러 투어에 대해 ‘금지’란 초강수를 두기에는 부담이 많다는 지적이다. 과거에도 저가 여행에 대해 손을 댔지만 별 나아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 최근 중국의 자본에 밀린 자국 대형 여행업체가 정치권을 움직여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해묵은 이슈를 꺼집어 낸다는 시각도 있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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