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제1의 지명 수배범인 파리 테러 주범 살라 압데슬람(26)이 18일 저녁(현지시간) 벨기에에서 체포됐다. 지난해 11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 주범중 유일한 생존자인 압데슬람이 붙잡히면서 그동안 난항을 겪어왔던 파리 테러의 전모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다.
19일 AP통신에 따르면 압데슬람은 전일 벨기에 브뤼셀 몰렌베이크 구역에서 경찰에 생포됐다. 체포 과정에서 다리에 총상을 입었지만 상처가 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리를 총상을 입고 생포된 압데슬람은 이날 오후 구급차편으로 벨기에 서북부 도시 브루제의 중범죄 교도소로 이송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압데슬람 체포로 IS가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재 벨기에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압데슬람은 “11월 13일 파리 북부 교외 생드니에 있는 국립축구경기장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자폭할 계획이었지만 막판에 물러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벨기에 경찰은 “압데슬람이 축구경기장이 아닌 파리 시내에서 자폭하려다가 포기했음을 보여주는 다른 증거도 있다”며 “그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신중하게 다각도로 사건을 재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압데슬람 변호사인 스벤 마리 변호사는 “(압데슬람이) 테러공격 당일 밤 파리에 있었음을 시인했다”며 “압데슬람이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벨기에 경찰은 압데슬람을 상대로 IS의 파리 테러가 어떻게 계획·실행됐는지뿐만 아니라 유럽내 IS 조직 은신처나 잠복 조직원 실체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 IS가 유럽에 추가 테러를 준비하고 있는지도 주요 조사 대상이다.
압데슬람 체포 소식이 전해진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압데슬람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벨기에에 요청할 것”이라며 벨기에가 이른 시일내에 이에 응할 것을 기대했다. 압데슬람은 벨기에 당국 수사에는 협조적이지만 프랑스 정부의 신병인도 요청은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 변호사는 “벨기에에서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프랑스로의 신병인도는)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압데슬람은 지난해 11월 13일 파리 테러 직후 여러차례 경찰의 검문을 벗어난뒤 벨기에로 넘어가는데 성공했다. 이후 벨기에와 프랑스의 수배를 받으며 4개월 넘게 숨어지내왔다. 지난해 11월 13일 IS의 파리 동시 테러로 바타클랑 공연장에서만 90명이 숨지는 등 총 130명이 사망했고 350여 명이 부상한 바 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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