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중국 증시가 다시 6% 넘는 폭락세를 보였다. 인민은행이 시중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중국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약보합으로 출발한 뒤 장막판 투매현상을 보인 끝에 전날보다 6.4%떨어진 2741에 거래를 마쳤다. 선전증시 성분지수도 7.35% 떨어진 9549포인트에 마감했다. 이날 폭락은 중국 경기불안에 투자심리가 냉각된 결과로 해석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월 한때 2700 밑으로 떨어진 뒤 최근 2900을 넘기며 반등했지만, 3000 문턱을 못넘은 뒤 실망매물과 차익실현매물이 이날 한꺼번에 쏟아졌다. 자오상증권은 “반등장세가 끝났다는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대외변수도 불안감을 키우는데 일조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내 잡음으로 국제유가가 연일 불안한 양상을 보이는데다 26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도 중국 금융시장에 부담을 가중한다. 중국 정부의 부인에도 시장에서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위안화 절상에 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5일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인민은행은 7일짜리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거래로 3400억 위안(약 64조원)을 시중에 투입했다. 이는 지난 한달간 최대규모 유동성 공급이다. 시장에서 금리 또는 지급준비율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당국이 위안화의 과도한 약세를 우려해 유동성 공급정책에 의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이와 함께 외국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채권시장 개방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은행간 채권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에 외국 시중은행과 보험회사, 증권사를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외국의 뮤추얼 펀드와 연금, 자선기금 등과 같은 장기투자자들도 은행간 채권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게 된다. 또 QFII에 대한 투자액 한도도 없애기로 했다.
채권시장 개방 확대는 중국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일환이지만, 최근 급격한 외자유출로 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 “막대한 자본 유출로 위안화 가치가 위협받자 위안화 수요를 일으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중국내 은행간 채권시장 거래 규모는 1월말 현재 35조위안(약 7000조원)으로 세계 3위에 해당하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은 2%에 불과하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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