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 AP 몰러-머스크(이하 머스크)가 현재 상황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나쁘다고 경고했다. 닐스 안데르센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유가와 선가 하락으로 기존 사업 모델이 ‘중대한 퇴보’를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데르센 CEO는 “유가가 금융위기 때인 2008~2009년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앞으로도 오랜기간 이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 환경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나쁘다”고 강조했다.
전세계 경기가 나빠지면서 교역이 가장 큰 영향을 받아 해운사들의 사업 모델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전세계 교역규모가 0~1% 성장했지만 선박운송능력은 8%나 늘어나 심각한 공급 초과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지난해 4분기에만 25억달러(약 3조원) 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 연간기준으로는 31억달러 수익을 기록해 2014년 45억달러 대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머스크는 올해 무역규모가 1~3%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무역의 지표 역할을 하는 머스크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올해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는 더 확대되고 있다. 해운업 뿐만 아니라 조선 같은 관련 업종 침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지난해 27척의 신규 선박을 주문했지만 추가 발주할 수 있는 옵션을 포기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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