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리는 브라질 카니발은 ‘지카 바이러스’가 최고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브라질 각 도시에서 2월 초 열리는 여러 카니발 중 백미로 꼽히는 리우데자네이루 카니발도 마찬가지다.
5일(현지시간) 카니발 개막을 하루 앞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오데트 다시우바라는 여성은 미니마우스 복장을 한 채 춤추고 노래하며 콘돔을 나눠주고 있었다.
흥겨운 축제에 이은 성관계가 급증하는 카니발 기간이면 브라질 당국은 콘돔을 무료로 배포하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 수요가 어느 때보다 많다.
신생아 소두증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가 성관계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시우바는 “이곳 사람들은 걱정이 크다. 내 주변에도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있다”며 “사람들은 모기약과 콘돔을 더 많이 사고 있다. 친구들의 자녀들에게 나눠주려고 콘돔을 갖고 나왔다”고 말했다.
시우바가 부르는 노래의 가사도 여느 카니발 기간의 노래와 달랐다. 삼바, 성관계, 퍼레이드가 아닌 ‘지카 바이러스의 위험성’이 가사의 주제였다. 시우바와 함께 춤을 추는 다른 사람들은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처럼 꾸민 복장을 차려입었다.
지카 바이러스는 브라질인들의 생활상도 바꿔놨다.
브라질 전체적으로는 소두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낙태가 늘고 있다.
브라질에서 낙태는 임산부의 생명이 위험하거나 임신이 성폭행에 의한 것일 경우 등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법적 해당 사항이 없는 낙태을 하면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지만 이미 불법 낙태는 증가하고 있다.
한 네덜란드 자선단체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산부들에게 우편으로 낙태약을 보내주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이정윤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