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km에 달하는 유럽 해안선에 구멍이 뚫렸다. 유럽은 난민 유입·테러 위협 방지를 위해 국경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육로에만 치중한 나머지 바다로 들어오는 화물선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유럽 항구가 테러리스트, 불법 이민자, 마약과 무기 등이 손쉽게 유럽으로 흘러들어오는 ‘뒷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스라엘 해안정보업체 윈드워드가 지난 1월 한달 간 유럽으로 들어온 화물선을 조사한 결과, 총 9000여척이 유럽으로 입항했고 이 중 540척이 시리아·리비아 등 테러리스트가 활거하는 지역 해안을 경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5500여척은 편의치적선으로 조사됐다. 편의치적선은 세제 혜택 등 편의를 제공해 주는 국가에 선적을 등록하고 있는 선박으로, 선주 국적을 비롯한 정보를 단시일 내에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FT는 이탈리아에서 포르투갈로 가는데 가까운 항로 대신 아프리카를 경유하거나 터키에서 리비아를 거쳐 이탈리아로 향하는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들 선박에 불법 화물이 옮겨졌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영국 해군 대령 출신 게리 노스우드는 “AK47 소총을 실은 콘테이너를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보낸 뒤 독일 함부르크에서 받는 것은 너무나 쉽다”며 “해상 경로가 사실 관리가 거의 되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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