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이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12해리(약 22㎞) 이내 해역을 분기마다 2차례 이상 항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중국군이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실탄훈련을 실시하기로 해 양국간 남중국해 군사갈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2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 해군 관계자는 “분기별 2회 이상 남중국해를 항행할 것”이라며 “그 정도면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정기적이라고 할 만한 횟수”라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정기 항행이 “국제법에 따라 우리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고 중국과 다른 국가에 미국의 관점을 상기시키려는 의도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도 이날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에 대한 미군 의지를 보여주는 활동이 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미국 군함의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 해역 진입은 일시적 ‘무력시위’가 아니라 영유권 분쟁해역에 대한 중국의 독점을 부정하고 항행자유를 확인하기 위한 미국의 장기적 대응이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군사갈등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중국 해군은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실탄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수일내에 실시될 중국 해군의 이번 훈련이 남중국해의 중국 해역에 침입하는 가상 적군 함정을 타깃으로 한다고 2일 보도했다. 이번 실전 훈련에 투입된 부대는 남중국해 해역을 관할하는 중국 남해함대의 주력부대로 구축함 2척과 호위함 4척을 보유하고 있다.
남중국해 상공을 담당하는 중국 광저우군구 공군도 전투기와 폭격기, 정찰기, 조기경보기 등을 총동원해 ‘리젠-2015’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신화통신이 3일 보도했다. 광저우군구 젠-11 편대는 지난달 30일에도 남중국해 상공에서 훈련을 실시했는데 미국 군사잡지들은 이를 두고 “중국이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해석했다. 이에 앞서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함선들도 남중국해에서 지난 주말부터 첫 합동 군사훈련에 돌입한 상태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 군함이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 해역에 진입한 뒤 처음으로 미중 갈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시 주석은 2일 열린 ‘미중 투트랙 고위급 대화’를 위해 방중한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중미 쌍방은 상호 간의 전략적 의도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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