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20일(현지시간) 런던 금융시장에서 처음으로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했다. 그동안 중국계 은행들이 런던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한 적은 있지만 중국 정부가 국외에서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영국 방문 기간 이뤄진 이번 국채발행은 양국이 런던 금융시장을 위안화 역외거래 허브로 키우고, 금융협력을 강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1년 만기 위안화 표시 국채 50억위안(약 8900억원) 어치를 발행금리 3.10%에 발행했다. 이는 중국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1년물 수익률 2.5%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발행 계획 물량의 6배인 300억 위안의 수요가 몰렸다. 이에 대해 HSBC 국제 외화채권 책임자인 크리스 존슨은 “300억위안을 넘는 수요는 역외 위안화 채권시장 형성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며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었고 역외 발행된 중국 채권 물량이 적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대단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국제 금융시장 시장에서 국력에 걸맞는 대우를 받기 위해 위안화 국제화에 공을 들여왔다. 위안화가 국제통화 지위를 획득하면 달러환율의 영향을 덜 받고, 중국 기업들도 국외에서 위안화로 채권을 발행해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방에서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나라가 바로 영국이다. 영국은 지난 2013년 규제를 완화해 중국계 은행의 지점 설립을 열어준 데 이어 지난 6월 중국 주도로 설립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유럽 국가들 중 가장 먼저 참여를 선언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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