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구글의 크롬캐스트와 애플의 애플TV 판매를 중단한다. 아마존이 유료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가 크롬캐스트와 애플TV에서 원활히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유로 밝혔지만, 이들 기기와 경쟁 중인 아마존의 파이어TV 판매촉진을 위해 시장지배력을 남용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아마존이 온라인 판매자들에게 이같은 내용의 공문을 이메일로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정상적으로 구현되는 로쿠 셋톱박스나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등은 아마존 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2014년 기준 미국 TV스트리밍 기기 이용률 조사에서 크롬캐스트는 2위(23%), 애플TV는 3위(17%)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 있는 상품들이다. 1위는 로쿠(37%), 4위는 아마존의 파이어TV(14%)가 차지했다. 아마존은 미국의 연말 대목을 앞두고 시장의 40%를 포기하는 초강수를 둔 셈이다. 아마존이 이처럼 본업인 전자상거래 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TV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아마존의 판매금지 조치에 대해 로스엔젤레스에 위치한 투자은행인 웨드부시 시큐리티의 마이클 패처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의 전체 회원 중 프라임 회원은 채 20%가 되지 않는다. 나머지 80% 이상의 회원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선택 제한을 받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판매금지 조치에 대한 법적 제재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독과점 관련 소송 전문 로펌인 콘쿨런즈 그룹의 앨런 그룬즈 변호사는 “소비자들이 아마존을 통하지 않더라도 구글과 애플의 제품을 살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다”며 “오히려 아마존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더 많은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인 만큼 반시장적이라는 비판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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